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화두로 아웃소싱이 떠오르면서 현실적인 모델로 제시된 것이 온라인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ASP)사업이다. ASP는 지난해부터 수많은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뛰어들었다. 이 분야 최대 라이벌인 피코소프트(대표 유주한·사진 왼쪽)와 넥서브(대표 오병기)도 ‘중견·중소기업의 정보화’를 목표로 초기시장부터 안정된 기반을 마련하면서 1위를 다투고 있다.
두 회사가 ASP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던 것은 최고경영자들의 반발 앞선 ‘미래보기’가 큰 몫을 했다. 유주한 사장과 오병기 사장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ASP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이 사업을 밀어붙였다.
언론인 출신의 유 사장은 언론사 재직 당시 투자한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관심을 담보로 지난 93년 피코소프트를 창업했다. 피코소프트는 설립 이후 그룹웨어·메시징시스템·문서관리 등 기업용 솔루션 개발회사로 명성을 날렸고 98년부터 이를 기반으로 ASP사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오병기 사장은 93년 LGEDS 입사 이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컨설팅 파트장·신사업활성화팀장·전략사업개발팀장 등을 역임했다. ASP사업에 대한 확신은 역시 98년 아웃소싱사업을 추진하면서부터. 당시 그는 LGEDS 사내벤처인 ‘이노아이’를 이끌다가 99년 7월 분사 후 넥서브를 창립했다.
두 사람의 스타일은 전직을 그대로 나타낸다. 기자 출신인 유 사장은 편안하면서도 격식에서 벗어나지 않는 자연스러운 옷차림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피코소프트의 직원들은 그를 처음 봤을 때 사장이라기보다 자유분방한 프리랜서의 이미지를 느꼈다고 한다.
반면 오 사장은 대기업 출신답게 정장을 고수한다. 삼복 더위에도 검정 양복에 긴팔 셔츠를 입고 직원들에게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올초에는 이미지 메이킹 전문강사를 초빙해 직원들을 교육한 후 전직원에게 옷을 한 벌씩 선물하기도 했다.
두 사람이 그러나 직원 교육과 복지에 쏟는 노력은 놀랄 정도다. 유 사장은 사원들에게 매년 해외 유명 박람회 참석 기회를 제공해 새로운 시장 흐름을 습득하도록 지원한다. 또 직급에 상관없이 능력있는 사원에게 보상하고 있다. 오 사장도 공부를 원하는 직원에게 외국 대학원의 진학을 보장하고 있다. 세계 시장 진출에 대비한 언어 교육도 강조한다. 사내 공식 메신저 사용을 영어로 하도록 할 정도다.
두 사람의 취미는 정적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유 사장은 골프·바둑·등산·올드팝송 감상 등 차분한 취미 생활을 즐긴다. 오 사장은 오디오 마니아로 각종 오디오 기기를 수집하는 데 열중했으나 최근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명품 오디오를 사모으는 데 만족하고 있다.
유 사장과 오 사장은 현재 사업 확장에 여념이 없다. 피코소프트는 경영정보시스템(MIS) 전문업체인 키컴을 인수한 데 이어 한국타이거풀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체육진흥투표권사업에 필요한 솔루션 개발에 한창이다. 이를 두고 유 사장은 “온라인 및 오프라인 부문의 기업용 시장에서 최대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작업”이라고 말한다.
넥서브는 지난 1년 동안 국내 중견기업 ASP 시장 최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면서 6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오 사장은 “이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단지 전산자원만을 제공하는 ASP사업자가 아니라 각종 기업정보를 제공하는 토털서비스제공업체(TSP)로 발전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