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증시도 불확실성 많은 혼조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이 기다리는 경기회복이나 기업의 실적개선 신호는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다 하이닉스반도체·현대투신 처리 등 구조조정과 관련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 9월 증시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또 미국 나스닥시장이 지난달말 1800선이 붕괴되고 다우지수도 1만선이 붕괴되는 등 미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국내 정보기술(IT)주들도 월초 약세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다만 3분기가 최악이며 4분기부터는 경기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신호만 확인된다면 투자심리가 호전되며 월말부터는 주가의 반등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는 남아 있다.
◇IT경기 회복 신호는 언제쯤=당초 4분기 경기 회복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지만 아직은 이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 따라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IT불황은 9월에도 여전히 증시의 최대 악재가 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 부각되고 있는 반도체업체간 구조조정 움직임, 윈도XP 출시, 펜티엄4 가격인하 등이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가 9월 증시의 반등폭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조재훈 대우증권 팀장은 “초저금리라는 긍정적 요인이 있지만 IT경기 불황과 구조조정 지연이라는 악재가 버티고 있어 9월에도 큰 상승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반도체의 바닥권 신호나 여타 실물경기 분야에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주가수준 역시 박스권 하단을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실적공개·하이닉스 처리 관심=9월에는 미 금리인하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개시장위원회의(FOMC)는 없다. 따라서 9월 중순부터 시작될 미 주요기업들의 사전 실적발표가 가장 큰 해외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기업들의 사전 실적이 긍정적인 뉴스보다는 부정적인 쇼크로 시장에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부문에서는 하이닉스와 현대투자신탁증권 등의 구조조정이 주요 변수다. 이들의 처리 방향도 중요하지만 불확실성이라는 악재를 없앤다는 측면에서 무엇보다도 빠른 처리가 시급한 상황. 만약 하이닉스가 법정관리로 간다면 금융권의 충당금 부담이 발생하게 되고 부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라는 악순환을 다시 겪게 돼 증시에도 장기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기금 관련·실적주 찾아 대응=이달 중에 연기금 1000억원을 코스닥시장에 투입한다는 점은 ‘굿뉴스’ 가운데 하나다. 1000억원이 그리 큰 규모가 아니며 일부 우량주 중심의 투자로 국한될 것이란 예상이 많지만 여전히 정부가 코스닥시장에 대해 강력한 지원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은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풀이된다.
강현철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연기금 투자와 관련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실적주인 KTF·SBS·LG홈쇼핑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며 “그밖에 IT불황에도 상대적으로 실적이 안정적인 일부 반도체 재료업체, 수출과 2.5세대 단말기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 단말기 제조업체 등 실적주 중심의 접근이 요망된다”고 말했다.
조재훈 팀장은 “IT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수출부진이 이어질 수밖에 없어 성장주보다는 실적주와 가치주 중심의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고배당이 가능한 종목들도 관심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