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계, 살길은 해외뿐

 정보보안업계가 업체수에 비해 크게 영세한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정보보안업체는 215개사나 돼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주요 프로젝트 입찰 때마다 덤핑경쟁이 계속되면서 업계에서는 해외시장을 뚫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최근 IT업계 전반의 경기침체 영향으로 올해 관련시장의 성장률이 당초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업체들의 해외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해외공략현황=현재 해외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업체는 어울림정보기술·시큐아이닷컴·안철수연구소·싸이버텍홀딩스·하우리·해커스랩·인젠·시큐어소프트·세넥스테크놀로지·펜타시큐리티시스템·넷시큐어테크놀러지·이글루시큐리티·퓨쳐시스템·소만사·리눅스시큐리티 등 20여개 보안 솔루션 및 서비스 업체들이다.

 태국 등 동남아시아지역에 수출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어울림정보기술(대표 장문수)의 경우 올초 설립한 미국 합작법인(마이크로시큐어)을 통해 미국 및 중국 시장을 동시에 공략중이다. 어울림은 또 마이크로시큐어코리아를 설립, 중국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시큐아이닷컴(대표 오경수)은 일찌감치 마련한 미국의 연구개발(R&D)센터와 중국 지점을 활용해 미국·중국·동남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전세계에 포진해 있는 삼성의 실핏줄조직을 활용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시큐어소프트(대표 김홍선)도 최근 일본의 대형 SI업체인 넷잇웍스사와 연간 10억원 규모의 하드웨어 일체형 통합 보안제품에 대한 수출계약을 맺은 데 이어 이달말까지 일본 현지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중국·일본·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전략을 전개하고 있는 안철수연구소(대표 안철수)는 올 하반기에 이어 내년까지 미국·호주·브라질 시장을 공략한다는 기본계획을 세워놓고 협력사 물색에 나섰다.

 싸이버텍홀딩스(대표 김상배)는 사이젠텍·이글루시큐리티·정보보호기술·트러스컴 등과 공동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무궁화팀’을 조직, 미국·중국·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이밖에 펜타시큐리티시스템(대표 이석우)과 인젠(대표 임병동) 등도 최근 잇따라 중국 공안인증을 획득하고 현지 총판계약을 체결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해커스랩(대표 김창범)도 대만 합작법인과 일본 합작법인 등을 기반으로 세계화전략을 펼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업계가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현지시장 파악과 확실한 파트너 선정문제가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한다. 또 체크포인트의 파트너인증제도인 ‘옵섹(OPSEC:Open Platform SEcurity Certification)’이나 중국 공안부 인증, 트루시큐어의 ‘ICSA랩인증’ ‘공통평가기준(CC:Common Criteria)’ ‘BS7799(ISO17799)’ 등 해당지역에서 요구하는 각종 인증을 획득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많은 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수출을 진행하고 있거나 준비중이지만 해외시장에 대한 무지와 경험부족 등이 수출전략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시장 장악을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화 작업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