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한 주였다.
나스닥시장은 지난주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실적악화 전망으로 30일(현지시각) 지수 1800선이 힘없이 붕괴됐다. 미국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도 불구하고 IT업체들의 실적회복이 보이지 않자 투매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또 가치주를 신봉하는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버텨왔던 다우지수마저 1만선이 붕괴되는 등 기술주의 폭락이 전통주까지 확산되며 ‘패닉’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지난 주말 나스닥지수가 가까스로 1800선을 회복했지만 상승폭은 그동안의 하락폭에 크게 못미쳐 본격적인 가을증시 문턱에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나스닥지수는 0.8%, 다우지수는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국내증시도 미국증시에 발목을 잡혀 고전했다. 거래소시장은 550선이 붕괴됐고 코스닥시장은 6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미국증시와 동조화현상이 강해지고 있고 내부적으로 장을 반전시킬 만한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미국증시의 폭락은 국내증시에 최대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지수가 월가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43.5를 기록하는 등 거시경제지표가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면서 지난 주말 주가가 올랐지만 IT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 없이는 주식시장이 어려운 횡보세를 거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인터넷지수가 한주 동안 무려 10.1% 하락한 148.72까지 밀렸고 반도체지수와 바이오지수도 각각 5.4%. 3.1%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야후가 15.9% 하락, 대표종목 중 가장 하락폭이 컸고 시스코시스템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각 업종 대표종목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국내주식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나로통신ADR가 무려 10.8% 하락한 것을 비롯해 두루넷과 미래산업ADR도 각각 5.1%, 7.5% 떨어졌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