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카드 도입 `너도나도`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국내 주요 병원들이 스마트카드칩이 내장된 건강카드를 도입하는 데 앞다퉈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 2월말 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을 시작으로 의료정보업체, 스마트카드솔루션 업체, 금융기관 등과 손을 잡고 환자들에게 건강카드를 발급하고 있는 병의원은 8월말 현재 12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하반기엔 한강성심병원, 강남성심병원, 춘천성심병원, 평촌성심병원, 원주기독병원 등 대학병원과 방지거병원, 강릉동인병원, 강남e병원, 포항기독병원 등 중소병원 등 9개 병원이 건강카드를 도입키로 결정한 가운데 시스템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또 이화의대 이대목동병원, 서울의대 서울대병원, 울산의대 서울중앙병원, e호스피털코리아(43개 병원 연합체) 등 대학 및 중소 병원들도 건강카드시스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강카드’란 평소에는 상품을 구매하거나 현금서비스를 받는 등 신용카드로 사용하다가 병원진료시에는 카드 앞면에 부착된 스마트칩(IC칩) 기능을 이용해 진찰권과 전자처방전으로 대체 사용할수 있고 진료비 등도 지불하는 것이다.

 올해 건강카드시스템을 도입하려는 병원들이 이처럼 속속 출현함에 따라 건강카드를 발급받아 진료와 진료비 수납에 건강카드를 이용하는 환자는 4000여명으로 추산되고 연내 수만명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병원계에서 건강카드 도입이 활기를 띠는 것은 병원과 환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데다 보건복지부가 한발 더 나아가 건강보험재정 지출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건강보험증 자체를 스마트카드로 대체하는 것을 적극 추진, 도입 의지를 고취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환자는 자신의 구체적인 진료기록과 처방내역이 건강카드에 저장돼 있어 자신의 알권리를 충족할 수 있고, 진찰권 등의 기능이 있어 병원에 갈 때마다 일일이 진찰권을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다.

 또 훼손이나 분실의 염려가 있는 종이처방전을 대신해 환자 본인이 의사 처방 내용을 안전하고 정확하게 카드에 저장해 약국에 전달, 약을 조제받은 후 건강카드로 진료비나 조제비를 결제할 수 있다.

 병원입장에서도 진찰권 발행과 재발행에 따른 경비절감과 더불어 환자의 의료정보와 진료기록 등을 카드에 담아줌으로써 병원 이미지를 제고하고 병원 경영의 투명성을 실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병원들의 이같은 건강카드 도입 열기와 함께 의료정보업체, 스마트카드솔루션 업체, 금융기관 등도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는 스마트 카드시장에 진출, 뜨거운 시장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메디슨은 금융결제솔루션 업체 보나뱅크(대표 김현숙)와 건강카드(e메디컬카드) 공동사업을 위한 업무 약정서를 최근 체결한 가운데 이대동대문병원, e호스피털코리아 등 병원을 대상으로 한 건강카드 영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스마트카드 솔루션업체 케어플러스시스템은 한림의대 산하 5개 병원 등 10개 병원에 건강카드 시스템 구축을 추진, 사실상 선두 업체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LG캐피탈, BC카드, 외환카드, 신한은행, 에이캐쉬 등 금융권과 제휴를 맺거나 추진중에 있다.

 의료정보업체 비트컴퓨터도 지난 5월초부터 삼성카드와 함께 스마트칩을 이용한 건강카드 사업을 서울 강남소재 봄빛병원, 이종구심장클리닉 등 11개 병의원에서 시범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