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업체 전자입찰 준비 `분주`

 컴퓨터 하드웨어 업체들이 전자입찰 시대를 맞춰 새로운 영업전략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IBM·한국HP·컴팩코리아 등 하드웨어 공급업체들은 최근 정부와 기업들이 기존의 입찰관행에서 탈피해 각종 입찰을 온라인으로 집행하는 전자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섬에 따라 그동안 운영해 오던 관련 영업조직을 새롭게 정비하는 등 이에 맞는 영업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각 그룹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물론 정부·서울시·경상남도 등 정부 및 공공기관이 전자입찰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앞으로 전자입찰방식이 지속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전자입찰은 구매업무의 자동화를 통해 인력이나 경비절감을 통해 경우에 따라서는 30%가 넘는 구매비용의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근에는 중소기업으로 확산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실제로 이미 전자입찰을 실시했으며 정부 각 부처 역시 전자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시와 경남도 등 일부 지자체도 이달부터 10억원(혹은 3억원) 미만의 사업부터 전자입찰을 실시키로 했으며 이후 성과를 봐가면서 전 부문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역시 전자입찰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이를 통해 각종 설비 및 장비를 구매하기로 했다.

 한국HP의 함기호 부장은 “기업은 전자입찰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실제로 구매관행을 투명하게 가져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획기적으로 경비절감을 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공급업체로서는 기술평가나 벤치마킹을 생략하고 가격으로만 경쟁하는 풍토가 조성될까 우려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정부 및 지방관공서를 중심으로 전자입찰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보고 이와 관련, 가격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일단 전자입찰시 가격이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입찰 전단계부터 합리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가격은 물론 기술·벤치마킹 성능 등서 우위를 차지한다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각종 솔루션과 연계한 영업 프로그램도 이를 대비한 전략으로 바꿔 나갈 계획이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전자입찰이 확대되면서 가격전략이 영업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초기 영업에 치중해 가격외에도 기술평가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한편 컨설팅과 솔루션을 연계하는 공급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자입찰에 중소벤더의 가세로 인해 가격의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가격전략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이상헌)는 현재 전자입찰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다고 보고 지방 리셀러를 영입해 앞으로 전개될 치열한 가격경쟁에 대비하고 있다. 지자체의 경우 지역 기업에 혜택을 주는 만큼 이들 리셀러를 통해 자사의 시스템을 공급하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한국썬의 경우 공인리셀러만 가격통제를 할 수 있고 그외의 서브 리셀러는 자유로이 가격을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컴팩코리아(대표 강성욱)는 전자입찰에 따른 가격전략이 크게 변화될 것은 없다고 보면서도 중소업체까지 전자입찰에 나설 경우 가격전략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고 보고 이에 대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며 한국후지쯔·한국유니시스 등도 이와 관련, 가격대책 마련에 나섰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