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먼저 출시돼 품질평가를 받은 후 국내로 역진출하는 인터넷 솔루션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는 구매 여부가 기업의 ‘인지도’에 의해 좌우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등 선진국들은 제품 자체를 중시해 신제품을 런칭하기에 유리한 데다 해외에서 기술력을 검증받으면 국내 시장 진입이 매우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국내 인터넷 솔루션업체들은 내수시장에서 기반을 쌓은 후 글로벌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현상은 인터넷업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전자상거래 솔루션 전문업체인 아담스미스(대표 이해철·조금용)는 지난 5월 미국에서 먼저 출시돼 호평받은 가격비교 검색 솔루션 ‘세이빙봇’을 최근 한국 시장에 상륙시켰다. 아담스미스 측은 이 솔루션이 구매자가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해당 사이트에서 가져오는 방식 등 강점이 많다는 점을 내세워 쇼핑몰 등 B2C를 시작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차세대 인터넷 전문기업 아티투소프트(대표 김성일)는 IPv4 환경을 IPv6로 전환할 수 있는 ‘API 변환기’를 개발, 우선 프랑스 등 유럽 시장에 먼저 출시한 후 연말이나 내년 초께 국내 시장에 출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 회사는 지난 7월 프랑스의 세계적인 IPv6 네트워크장비업체인 식스윈드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와이즈넛도 지난 5월 미국에서 출시돼 강력한 검색영역과 속도로 호평받은 ‘와이즈넛’ 검색엔진을 지난 7월 SK넷츠고 등에 공급하면서 국내 검색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법인인 코리아와이즈넛(대표 추호석)은 또 버츄얼텍(대표 서지현)과의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시장 공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디지털 사진 전송 및 인화 솔루션 전문업체 모헨즈(대표 정병철)는 자체 개발한 디지털 사진전송 및 인화 솔루션을 지난 상반기 일본 유수의 인터넷 사진관 ‘딥재팬’을 통해 일본에서 먼저 출시한 후 딥재팬의 한국 지사인 딥코리아를 통해 국내 출시를 모색하고 있다.
이밖에 넥스터넷(대표 박상효)은 웹3D 브라우저를 개발, 미국 시그라프에 출시한 다음 역진출을 모색 중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업체가 등장할 정도로 국내 인터넷업계에도 비록 일부지만 실력으로 해외에서 평가받은 후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기업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으로 자리잡았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