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이 3일 발표한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 결과’ 자료는 지난 98년 5월 벤처기업 확인업무가 시작된 이후 만 3년여가 경과된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향후 국내 벤처산업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 통계지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벤처기업의 경영성과 부문으로 우리 산업계에서 벤처산업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및 대기업의 경영 성과와 견주어서도 매출액 증가율과 경상이익률 등에서 벤처기업이 전반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밝혀져 벤처산업의 미래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는 점을 환기시키고 있다.
하지만 벤처기업의 실질적인 성장을 나타내는 경상이익률이 99년 3%에서 2000년에는 3.3%로 낮아져 외형적인 규모에 비해 질적인 성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 상반기 발표된 코스닥 등록기업의 영업실적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벤처기업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업체 순이익이 88% 급감함으로써 일반기업 75.2%보다도 순이익 감소폭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벤처기업의 향후 과제는 겉으로 보이는 외형적인 규모가 아닌 내적인 성장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밖에 높은 기술수준에도 불구하고 많은 벤처기업들이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고 있는 점도 조속히 해결해야 할 주요 사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다음은 이번 조사 결과의 주요 내용이다.
◇벤처기업 현황=유형별로는 기술평가기업이 전체의 55.3%로 가장 많고 특허·신기술기업 19.9%, 벤처캐피털 투자기업 15.2%, R&D 투자기업 9.7%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전체 벤처기업의 72.1%가 편중돼 시간이 지날수록 벤처기업의 수도권 집중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업종별로는 첨단 제조업의 증가율이 두드러져 99년 27.9%에서 40.6%로 높아졌으며 일반 제조업과 소프트웨어·정보통신서비스 분야는 각각 25.5%와 26.4%로 뒤를 이었다.
◇벤처기업의 경영 성과=업체별 총자산평균은 99년 42억여원에서 지난해 54억300여만원으로 증가했으며 평균 매출액도 44억9800여만원에서 53억여원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로 인해 코스닥에 등록한 벤처기업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66.8%, 88.0% 급감한 것을 비롯, 대다수의 벤처가 수익성과 관련된 평균 경상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업종별 매출액은 소프트웨어·정보통신 서비스업이 112.6% 증가한 데 이어 첨단 제조업 54.6%, 일반 제조업 18.8% 순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경상이익률은 첨단 제조업 6.0%에 이어 일반 제조업과 소프트웨어·정보통신서비스업이 각각 4.4%, 4.1%로 뒤를 이었다.
◇벤처기업의 자금사정=현재의 자금사정에 대해 ‘어렵거나 보통’이라고 답한 업체가 전체의 86.8%에 달했다.
필요자금의 확보방안으로는 정부의 정책자금과 출연금, 벤처캐피털 순으로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의 기술력 수준=조사에 응한 절반에 가까운 44.4%의 벤처기업이 ‘자사의 기술력이 세계 수준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답해 업종에 관계없이 기술력에 대한 높은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특허권 등 지재권 보유수도 매년 증가, 1개 업체당 평균 특허권 보유수는 99년 0.9개에서 올해 3.2개로 증가했으며 해외 지재권 역시 99년 0.3개에서 올해 5.6개로 크게 늘었다.
R&D 투자비율도 99년 업체당 평균 2억6000만원에서 올해는 6억6000만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평균 설비투자액도 99년 5억원에서 올해는 8억6000만원으로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진출 현황=설문에 응한 5631개 업체 가운데 58.7%가 수출이나 해외지사 설립 등을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한 반면, 41.3%는 해외진출이 전무했다.
특히 설문에 답하지 않은 업체까지 감안할 경우, 전체 벤처기업의 절반 이상이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보여 국내 벤처기업의 세계시장 진출확대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해외진출 장애요인으로는 자금 및 전문인력 부족, 우수한 파트너 발굴 애로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