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주 약세 반전 "수익성 개선에 기대"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통신서비스주가 약세로 돌아섰다. 통신서비스주는 최근 실적호전주, 경기방어주, 낙폭과대주 등으로 투자메리트가 부각되며 IT주를 이끌었으나 최근 미국증시의 하락과 내부적인 악재가 부각되며 낙폭을 키워가고 있다.

 3일 증시에선 SK텔레콤이 보합에 머물러 22만5000원에 마감됐고 한국통신과 KTF는 각각 500원, 750원 떨어진 5만500원과 3만2250원으로 마감됐다. SK텔레콤은 23만원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있고 한국통신도 5만3000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KTF 등 코스닥시장 업체들도 좀처럼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신서비스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통신서비스주는 미국시장의 약세가 국내 통신서비스주의 ‘기’를 꺾어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4월 유럽의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을 둘러싼 과다한 주파수 경매대금으로 불거진 세계 통신서비스업체의 수익악화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내부적으로 국내 통신서비스업체가 성장둔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도 주가약세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동원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및 등록 통신서비스업체 8개사의 매출은 지난 99년과 2000년 각각 18.3%, 20.5% 증가했으나 올해에는 16.7%로 낮아질 전망이다. 유선전화 이용량이 줄어들고 이동전화 가입자수 증가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비대칭(차등) 규제와 전략적 지분 매각의 불확실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비대칭 규제는 선발업체의 성장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지분 매각 지연은 한국통신의 민영화 등 관련업체의 사업 및 서비스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요인으로 비춰지고 있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통신서비스업체의 올 상반기 실적은 여타 IT업체의 실적부진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은 아니었다”며 “전세계 통신서비스주는 IMT2000 서비스에 따른 수익성 악화냐, 새로운 비전 제시냐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통신서비스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업체의 수익성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올 상반기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장점유율 50% 미만 감축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영업이익과 경상이익이 각각 80%, 68% 증가한 1조639억원과 8692억원을 달성했다. 한국통신은 올 상반기 매출(5조7485억원) 중 59%인 3조4027억원이 인터넷 등 성장부문에 집중돼 하반기 수익개선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또 통신서비스업체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는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수익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통신서비스업체의 설비투자는 통신망에 대한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지난해 8조8000억원에서 올해 7조5000억원, 내년엔 5조4000억원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동원경제연구소는 통신서비스업체의 경우 마케팅비용과 설비투자 감소로 2001∼2003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42.9%, 41.1%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통신서비스업체가 양적 성장을 마무리하고 질적 성장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며 “올해들어 세계 동조화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수익성 호전에 힘입어 해외 통신서비스주와 차별화된 주가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