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켓 콘텐츠 속속 유료화 배경과 전망

 ‘e마켓 수익모델, 콘텐츠서 찾는다.’

 최근 국내 B2B시장 경색에 따라 거래수수료 기반 e마켓플레이스 업체의 수익모델이 오프라인 영업강화, 솔루션 판매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거래활성화의 촉매제 정도로 여겨져 왔던 콘텐츠 및 관련 DB가 e마켓 대체수익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유료화 배경=최근 e마켓 업체의 수익구조 다변화 양상과 맞물려 고급 콘텐츠 및 DB에 대한 관련업계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점이 이같은 유료화 양상을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드림엑스팜은 지난 7월 자사 980개 회원사를 상대로 유료화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업체의 30% 이상이 ‘고급정보라면 유료화돼도 콘텐츠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이 회사 임성호 이사는 “예상보다 많은 업체가 국내외 시황분석 정보에 목말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현황=3일부터 본격 유료화에 나선 케미즌의 해당 콘텐츠는 크게 화학DB와 가격정보(케미즌 프라이스) 및 시장동향 리포트 등으로 나뉜다. 화학DB는 20만개가 넘는 화학물성 정보를 비롯해 전세계 제조업체·바이어 리스트, 계통도 등을 연동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 가격정보 및 마켓 리포트에서는 동아시아, 중국지역의 석유화학제품 가격정보와 이슈별 현황 및 전망에 대해 화학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은 심층 보고서가 제공된다. 특히 중국산 석화제품의 현지 거래가격 및 국내수입 가능가격 등은 현지 자회사인 켐차이나(http://www.chemchina.com)와의 공조를 통해 매일 제공된다.

 데이콤 전자결제시스템을 적용한 케미즌의 과금시스템은 개인과 기업회원으로 나뉘어 적용된다. 개인회원에게는 1인 1개의 계정(ID)을 부여, 화학DB와 마켓 리포트에 대해 각각 월 2만2000원의 이용료가 부과된다. 기업회원은 회사규모에 따라 2∼10개의 ID를 부여받을 수 있으며 이용료는 월 5만5000원에서 22만원까지다.

 드림엑스팜은 현재 무료로 제공되는 축산물 수출입 통계, 시장가격 등 기초정보는 물론 시계열 분석을 통한 향후 시세동향의 예측·분석정보를 사내 연구소 인력을 동원, 정밀 가공과정을 거쳐 콘텐츠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 업체의 유료 콘텐츠는 정액제로 운영될 예정이며 요금은 월 3만∼5만원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박성우 사장은 “오는 10월 LPMO 기능이 종료되면 국내 축산시장의 시세를 인위적으로 조정하던 변수가 완전 소멸돼, 장단기 축산물 시장전망을 위한 육가정보 등 각종 축산DB의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 8월말 서비스 공동 유료화를 합의한 무역 e마켓 4개사는 현재 각 사에서 2명씩 차출된 별도팀(TFT)을 구성, 구체적인 실행안을 마련중이다.

 EC21 권태경 사장은 “각사가 보유중인 오퍼정보 및 상품카탈로그의 DB 필드나 스펙들이 모두 달라 이들을 조정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며 “현재 공동DB사이트 구성 및 과금체계 마련 등 구체적 실천방안을 놓고 TFT를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의료 e마켓 메디링스, 화학 e마켓 켐크로스 등도 올 연말까지 자체 보유 콘텐츠와 DB를 가공, 기존 정보채널에서는 접하기 힘든 고급 정보위주로 유료화시킨다는 계획이다.

 ◇문제점 및 대안=관련업계는 콘텐츠 유료화와 관련, 양질의 고급정보 제공이라는 전제하에 조건부 찬성표를 던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해당 e마켓들은 콘텐츠와 DB의 가공·분석작업에 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아야만 한다는 맹점도 안고 있다. 이는 자칫 e마켓 업체들에 또다른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군수용품 전문 e마켓인 앳트레이드월드(대표 유경훈 http://www.atradeworld.com)는 자사 콘텐츠 강화를 위해 영국의 세계적 군사전문지인 ‘제인스(Janes)’와의 제휴를 통해 콘텐츠 수입을 추진했으나, 제인스측의 고액 수수료 요구로 현재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e마켓이 정보제공 전문업체가 아닌 이상 e마켓 본연의 기능인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충실하면서 수익모델을 안정화·다각화시키는 균형감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