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월드>포트리스 아성에 어뢰 일발 장전

‘포트리스 게 섯거라, 차세대 슈팅 게임이 나가신다.’

 최근 한층 업그레이드된 차세대 온라인 슈팅게임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한결같이 포트리스의 아성을 무너뜨리겠다며 벼르고 있어 포트리스와의 한판승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적인 슈팅 온라인 게임은 지난 2000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한 ‘포트리스’. 지금까지 900만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며 명실상부한 국민게임으로 떠올랐고 이른바 ‘리니지’ ‘바람의 나라’ 등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에 길들여진 게이머들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온라인 슈팅게임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그런 포트리스에 도전장을 내고 한판승부를 겨뤄보자는 작품들이 잇따르고 있다. 화제작은 ‘배틀마린’과 ‘워터 크래프트’. 이중 드림미디어가 개발하고 이소프넷이 서비스하고 있는 ‘배틀마린(http://www.battlemarine.com)’은 차세대 온라인 슈팅 게임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배틀마린’은 12종류의 귀여운 잠수함을 이용해 어뢰와 각종 아이템으로 다른 사용자들과 전투를 벌이는 턴방식의 온라인 게임.

 얼핏보면 ‘포트리스’와 흡사해 단순한 아류작으로 비쳐질 수 있으나 한번 게임을 맛보기 시작하면 ‘배틀마린’만의 재미를 톡톡히 느낄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배틀마린’은 지난 5월말 베타테스트에 들어가 그동안 50만이 넘는 누적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동시접속자 수도 5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최대 8명까지 팀플레이(4 대 4)가 가능한 ‘배틀마린’은 게임방법이 쉽고 간편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으며 턴방식으로 진행돼 채팅과 대전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도 ‘배틀마린’만의 독특한 재미는 독창적인 캐릭터와 어뢰맛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배틀마린’에는 장보고, 씨울프, 제우스, 보틀 크루저, 유보트, 엠씨피시 등 독특한 개성을 지닌 잠수함들이 등장하고 어뢰도 캐릭터별로 제각각이다. 먹물을 뿌리는 잠수함이 있는가 하면 근접전에선 전기로 상대방을 지지기도 한다. 또 포트리스가 포물선을 그리는 포탄을 이용하는 것과 달리 구불구불 혹은 수직으로 어뢰를 날릴 수 있어 상대를 제압했을 때 느끼는 어뢰의 손맛이 그만이다.

 물론 계급과 랭킹서비스도 지원한다. 맨 바닥 계급은 고기뼈(일명 가시고기). 좀더 실력을 쌓으면 은고기(은붕어), 금고기(금붕어)로 진급하게 된다. 50만명의 회원 중 10명 남짓인 상어 계급은 한마디로 최고수 어뢰 사수들이다.

 ‘배틀마린’이 수중에서 날리는 어뢰의 손맛으로 게이머들을 사로잡고 있다면 ‘워터크래프트(http://www.ccgame.com)’는 상대의 포탄을 피하면서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슈팅게임이다.

 PC방 프랜차이즈업체인 사이버리아에서 내놓은 이 게임은 바다와 섬을 배경으로 배를 조종해가며 대포로 상대를 물리치는 해양판 포트리스다. 하지만 ‘워터크래프트’는 포트리스가 자기 차례를 기다려 플레이하는 턴방식인 것과 달리 실시간으로 배를 움직일 수 있어 한단계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포트리스에서는 상대가 쏜 포탄을 뻔히 보면서도 어쩔 수 없이 당하는 고통을 겪어야 했으나 이 게임은 배를 아무 때나 움직이며 상대의 포탄을 이리 저리 피할 수 있어 한층 역동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또 게이머를 대신하는 우스꽝스러운 만화 캐릭터들이 게임 결과에 따라 들려주는 “나 죽네” “아싸” 등의 대사와 독특한 동작은 게임의 또 다른 재밋거리를 제공해 준다.

 이 두 게임의 이같은 독창성에도 불구하고 ‘포트리스’가 닦아 놓은 인지도 너무 높은 때문인지 쉽게 ‘아류작’으로 치부되고 있다.

 포트리스에서 한층 업그레이된 즐거움을 제공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두 게임이 과연 ‘제2의 포트리스’ 신화를 기록하며 슈팅게임의 세대교체를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