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코스닥을 향해 뛴다>새내기 돌풍...영업실적 `A+`

코스닥 새내기 정보기술(IT)기업들의 수익성이 기존의 등록기업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증권시장이 올해 코스닥시장에 신규등록한 67개 IT기업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전체의 영업이익률은 10.25%, 매출액 순이익률은 8.12%로 집계돼 등록기업 전체 평균치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등록기업 전체 536개사의 상반기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순이익률은 각각 6.5%와 0%였다. 코스닥 새내기들의 올 상반기 수익성은 벤처기업 259개사의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순이익률 3.0%, 1.4% 보다도 월등히 높았다.

 신규등록기업 67개사의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8186억7800만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839억800만원, 순이익은 664억9800만원이었다.

 전반적인 IT경기 침체에도 이런 신규등록 IT주들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올해도 성장이 지속될 수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코스닥시장의 문을 노크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실적이 둔화되거나 적자일 것으로 예상한 기업들은 미리 예비심사 청구시점을 차후로 미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코스닥위원회가 예비심사에서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검증작업을 거친 것도 신규등록기업들의 실적호전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올해 신규등록 67개사 가운데 44개사는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두배이상 늘어난 기업은 한단정보통신(139.2%), 하이콤정보통신(117.6%), 예스테크(116.3%), 파인디앤씨(105.2%), 엔에스아이(104.6%) 등이다.

 매출이 증가한 기업이 44개에 달했지만 순이익면에서 지난해 동기보다 증가한 기업은 흑자전환 2개사를 포함, 30개사에 그쳐 신규등록기업들의 실적에서도 ‘IT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는 그대로 드러났다.

 올해 신규등록기업 가운데 실적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기업은 한단정보통신.

 한단정보통신은 올 상반기에만 518억6200만원의 매출에 85억3000만·69억8400만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올리며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에서 모두 신규등록주 가운데 1위에 올랐다.

 매출액 순위에서는 한단정보통신의 뒤를 이어 풍산마이크로텍이 344억2300만원의 매출로 2위에 올랐고 디지털퍼스트(318억5500만원)·코텍(314억7300만원)·시그마컴(278억1000만원)·뉴씨앤씨(245억8900만원) 순이었다.

 영업이익 순위에서는 코텍(60억2000만원)·대한바이오(44억5400만원)·유일전자(38억6000만원)·나라엠앤디(36억원)·모디아소프트(32억5300만원)가 한단정보통신의 뒤를 이었다.

 한편 전반적인 코스닥 새내기들의 선전에도 불구, 실적악화가 나타난 기업들도 있었다. 지난달 14일 공모절차없이 직등록후 연일 상한가 행진을 펼치며 ‘직등록주’ 열풍을 일으켰던 시큐어소프트가 7억14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 대비 적자로 돌아선 것을 비롯해 네오웨이브·인바이오넷·인프론테크놀로지·아이티 등 5개사가 순이익면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제3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환경비젼21과 에스아이테크·태광이엔시·테크메이트 등 4사는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다. 반면 액티패스와 우시시스템은 지난해 상반기 적자였으나 올 반기결산에서는 흑자로 전환돼 대조를 이뤘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12월 결산 코스닥 등록기업의 상반기 순이익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점과 전세계 IT경기의 전반적 침체를 감안할 때 올해 신규등록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은 매우 우수한 편”이라며 “성장성뿐만 아니라 현재의 실적이 우수한 기업들이 코스닥시장에 많이 등록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상반기 실적에 따라 코스닥 등록예비심사를 ‘자진철회’ 기업들도 발생하고 있다.

 상반기 실적이 좋았던 업체들은 기업가치를 상향조정하기 위해, 또 예상보다 실적이 부진했던 기업들은 공모가 하락이나 심사에서의 ‘탈락’ 판정을 우려해 예비심사를 철회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실적부진 기업들은 등록후 주가하락시 시장조성의무가 발생한다는 점을 이유로 해당 주간사들이 거세게 공모가의 할인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예비심사를 철회하는 기업들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7∼8월들어 코스닥시장 등록을 위해 예비심사를 청구했다가 자진철회한 기업은 총 9개사였다. 이는 올해 전체 자진철회기업 24개사의 37.8%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회사는 나란히 지난달 23일 심사를 자진철회한 이모션과 듀오정보. 이 두 기업은 당초 주간사가 예정했던 올해 추정실적보다 월등한 상반기 실적을 올려 공모가를 상향조정하기 위해 등록시기를 뒤로 늦춘 경우다.

 반면 상반기 실적부진 등으로 예비심사를 철회한 경우도 있다. 아비브정보통신은 상반기 실적이 올해 목표치에 크게 못미치고 있어 현재의 상황에서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다고 판단, 지난 9일 예비심사를 자진철회하기도 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