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 반응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계의 명암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상위 업체들은 두 거대 고객이 합쳐지면서 제품 공급에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되나 하위 업체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영업난이 가중될 전망이다. HP와 컴팩은 각각 여러개의 부품 공급업체를 두고 있는데 이번 합병으로 정리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하위 업체들이 정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최대 수혜자로는 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삼성전자가 손꼽혔다. 마이크론은 HP와 컴팩의 최대 D램 공급업체다. 두 회사를 ‘꽉 잡고 있는’ 마이크론은 향후 통합회사에 대한 제품 공급에서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마이크론에 비해 다양한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램버스D램, 더블데이터레이트(DDR)SD램 등 고성능 D램은 물론 비D램 메모리에 대한 공급능력을 갖춰 SD램 일변도인 마이크론을 제치고 통합사의 최대 공급업체로 부상할 계획이다. 또 삼성전자는 TFT LCD와 하드디스크 등의 공급 여건도 더욱 호전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HP와 컴팩도 그렇겠지만 우리도 두 회사로 분산된 마케팅을 집중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D램 3위인 하이닉스반도체와 TFT LCD 2위인 LG필립스LCD 등도 얼마간 수혜를 볼 수 있으나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불리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하위 D램 및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고객수 감소에 따른 전반적인 공급량 축소와 납품가격 인하로 인해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상위 업체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부품업체들에 이번 HP의 컴팩 인수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납품가격의 인하 압력이 앞으로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잔뜩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중하위 업체를 중심으로 통합과 퇴출과 같은 구조조정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돌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