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 `희색`-컴팩코리아 `침울`

 이번 합병에 대해 한국HP와 컴팩코리아 양사는 전혀 뜻밖이라며 다소 상기된 반응을 보인 반면 경쟁업체는 차분히 양사 합병의 파급력 분석에 들어갔다.

 ◇양사의 반응=두 회사 관계자들은 모두 이번 소식을 4일 오전 외신을 통해 접하고는 아태지역 사업본부와 미국 본사쪽에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부산한 모습을 보였다.

 두 회사는 4일 오후 들어서야 본사 차원에서 보도자료가 발표되고 합병 사실이 공식화되자 향후 파급효과 분석에 들어갔다.

 양사 모두 5일로 예정된 본사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에는 이번 합병과 관련된 어떠한 형태의 논평도 자제하고 있다. 다만 인수자인 한국HP는 나쁠 것 없다는 입장인 반면 컴팩코리아는 다소 침울한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업체 반응=양사 합병에 대해 경쟁사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양사가 전 제품에 걸쳐 경쟁력을 보충하게 된 만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시각과 실제 시장에서는 조직통합 문제, 제품 경쟁력 미비 등으로 인해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으로 나뉘고 있다.

 한국IBM은 이에 대한 공식 논평은 삼간 채 향후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사태 파악에 들어갔다.

 한국썬은 지난 98년 컴팩코리아가 한국디지털을 인수했을 당시 고객 이탈이 많아 반사이익을 봤던 전례를 들어 일단 단기적으로는 별다른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 반종규 상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거대한 덩치를 지니게 될 합병사가 한국썬을 어느 정도 위협할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며 신중한 시각도 견지했다.

 한국후지쯔의 김병원 이사는 “시너지 효과가 어느 정도 있겠지만 조직 통합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기존 고객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한국후지쯔로서는 오히려 시장 확대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스토리지 전문업체인 한국EMC는 컴팩코리아의 스토리지 라인이 약하기 때문에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적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양사의 대규모 영업력은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