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시장을 중심으로 캐나다 ATI사의 그래픽카드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어 향후 엔비디아와 양강체제를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시장에서 매달 3000∼4000개 정도 판매되던 ATI 그래픽카드는 올 초부터 판매가 늘어나기 시작해 4월 이후 매달 7000개 정도씩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달 4만∼5만개씩 판매되는 엔비디아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판매 증가의 원인은.
ATI 그래픽카드 판매증가의 가장 큰 공헌자는 ATI사가 지난해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지포스2 MX 시리즈를 겨냥해 내놓은 레이디언 시리즈다.
기존 ATI 제품과 달리 레이디언 시리즈는 엔비디아 제품과 대등한 가격과 성능을 구현하고 있다. 3D 처리속도가 여전히 느리긴 하지만 큰 차이는 없으며 특유의 생동감있는 화질을 그대로 살리고 있는 점이 사용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는게 각종 벤치마크 사이트의 테스트 결과다. 레이디언 시리즈를 계기로 ATI 그래픽카드가 특정 마니아들만 쓰는 제품에서 일반 사용자들의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ATI사는 10월 이후 R200, RV200 등 후속 그래픽칩세트를 지속적으로 발표, 이같은 판매증가 추세를 이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디언 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과 함께 지난 3월 유니텍전자가 총판계약을 체결하면서 지속적으로 제품가격을 인하하고 자사의 전국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유통시장에서 쉽게 ATI 제품을 접할 수 있게 된 것도 원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정식 총판없이 단순 수입업체들을 통해 유통되면서 ATI 제품은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고 이에 따라 일반 사용자들은 고가라는 이유로 ATI 제품을 외면했다. 하지만 유니텍전자가 저가 공세를 펴면서 다른 수입업체들 역시 가격을 내리고 있다.
이외에 최근 ATI사가 그래픽카드 제조에서 그래픽칩세트 공급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면서 국내 그래픽카드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시장점유율 증가에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전망
유니텍전자가 최근 자체 제조공장을 매입하며 ATI 그래픽카드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데다 시그마컴, 인사이드텔넷컴 등 다른 그래픽카드업체들 역시 올 연말을 기점으로 ATI 그래픽카드 생산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전망돼 ATI의 성장세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등 대기업들이 내년부터 ATI 그래픽카드를 채택할 계획인 만큼 내년 이후에는 엔비디아와 본격적인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