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고유색깔` 찾기 고심

 신규홈쇼핑 3사를 포함한 TV홈쇼핑 업체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기존 LG홈쇼핑과 CJ39쇼핑에 현대홈쇼핑, 우리홈쇼핑, 농수산TV가 새로 가세해 홈쇼핑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은 그만큼 넓어졌다.

 신규 업체들은 차별화된 방송 이미지 및 상품 개발로 소비자에게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또 기존 홈쇼핑 업체도 그간 양자 구도에서 큰 어려움 없이 고객확보 및 매출 확대를 이뤄 왔지만 이제는 신규 3사와 본격적으로 매출 및 고객확보 경쟁을 벌여야 할 입장이다.

 신규 업체는 기존 업체와 다른 신선한 이미지를 심기 위해, 기존 업체는 신규 홈쇼핑보다 역시 낫다는 평가를 얻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홈쇼핑은 신규 3사 중 차별화된 이미지를 찾는 데 가장 고민하는 업체다.

 농수산물 전문이라는 농수산TV와 고품격 현대백화점의 이미지를 등에 업은 현대홈쇼핑과 달리 독특하고 뚜렷한 이미지를 내세울 만한 꺼리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홈쇼핑은 ‘우리’라는 단어가 가진 친근한 이미지를 100% 활용한다는 계획이지만 기존 업체 및 타 신규업체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에 고민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현대백화점이 가진 고급스런 이미지로 차별화해 나가면 될 것 같지만 현대홈쇼핑 입장에서는 이 또한 고민거리다.

 TV홈쇼핑 고객이 주부 등 여성이라는 점에서 백화점과 같지만 값싸고 질좋은 상품을 선호하는 알뜰 쇼핑족이 많아 섣불리 고품격을 선언했다가 외면당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홈쇼핑은 방송 초기에는 가격과 상품 취급에서 대중적인 이미지를 심기 위해 노력하고 이후 중장기적으로 고급화 이미지를 심어 나간다는 전략이다.

 차별화된 이미지면에서 가장 확실해 보이는 농수산TV도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다. 수익률이 적은 농수산물만 가지고 중장기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겠느냐는 내외부 평가 때문이다.

 이 때문에 농수산TV는 당초 상품 취급비율을 1차식품 30%, 가공식품 50%, 기타 의류, 가전 등 공산품 20%의 전략을 세웠다.

 그러나 공산품 20% 편성 방침이 농수산TV의 이미지를 흐린다는 의견과 함께 초반에만 농수산 전문을 외치다 결국 기존업체와 같은 종합 홈쇼핑업체로 나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공산품 20% 편성 계획을 슬쩍 뒤로 제껴놓은 상황이다.

 한편 LG홈쇼핑은 업계 선두라는 이미지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 CJ39쇼핑은 만년 2위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모습을 갖추기 위해 고민하고 있지만 고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이고 뚜렷한 이미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