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PC가 야기하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은 익히 알려진 대로다. 길게는 10년까지 사용하는 가전제품과 달리 PC의 교체 주기는 2∼3년 정도로 짧다. 버려지는 양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그간 보급됐던 PC가 쓰레기로 쏟아져나올 시점에 이르렀다고 진단하고 있다.
국내 사정만 살펴보더라도 현재 보급된 누적 PC가 1200만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되며 폐PC 배출량은 99년 187만대에서 2003년에는 46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폐PC를 매립하려면 PC 두대당 한평의 면적이 필요하다. 또 폐PC를 그대로 소각하거나 매립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납이나 비소, 아연 등 상당량의 유해물질을 발생시킬 소지가 있다. 컴퓨터에는 브라운관, 인쇄회로기판, 반도체 등 여러가지 부품이 들어가는데 전문가들에 의하면 CRT에는 대표적인 환경오염물질인 납이 2.2㎏ 이상 들어있고 7∼40㎏의 모니터 중 25%가 납이라고 한다. 비소, 아연 등 다른 유해물질 발생량도 상당하다.
이때문에 폐PC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조단계에서부터 제품에 대한 환경평가를 실시하고 친환경적이고 재활용이 용이한 제품을 설계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말한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