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사상 최대 거래량을 경신하며 주가도 1000원선에 육박했다.
5일 하이닉스반도체는 무려 4억8362만4870주가 거래되는 대량거래속에 60원 상승한 980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거래량은 지난달 30일 기록했던 4억2410만6350주를 4일만에 다시 뛰어넘은 것으로 국내 증시사상 단일 종목으로는 하루 최대 거래량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이날 거래량은 거래소시장 전체 거래량 7억8345만1000주의 61.7%에 해당하는 큰 규모로 코스닥시장 전체 거래량의 2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대량거래속에 주가도 강세를 나타내 전날 상한가에 이어 이날도 6.52%나 급등했다. 특히 전날 HP의 컴팩 인수로 상승했던 삼보컴퓨터·삼성전자 등 대부분의 IT주들이 약세로 돌아선 반면 하이닉스반도체만 홀로 상승세를 유지하는 강세를 나타냈다.
아직 채권 금융기관들이 하이닉스 회생방안에 모두 동의하지 않은 상태고 해외에서의 부정적 시각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일단 증권시장은 하이닉스가 법정관리로 가지 않을 것이란 기대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실제 살로먼스미스바니와 계열사인 시티은행이 이날 하이닉스에 대해 추가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한빛은행도 하이닉스가 회생이 가능하다고 판단돼 신규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내놓으며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또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이날 하이닉스의 회생을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도 주가에 ‘굿뉴스’가 됐다.
또 하이닉스반도체가 저가주인데다 주가의 변동폭이 커 데이트레이더들의 집중 표적이 되고 있는 점도 연일 하이닉스가 대량거래가 터지고 있는 주된 원인 가운데 하나로 풀이된다. 하이닉스의 회생여부와 무관하게 단순한 주가의 변동만을 이용한 개인투자자들의 집중 투자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
한편 하이닉스 지원을 둘러싸고 미국의 대표적 D램 생산업체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덤핑 제소 움직임, 미국 행정부의 경고 등에 이어 유럽도 가세했다. 유럽 반도체업계 15개 회원국들이 무역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일주일 후 모이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하이닉스의 불공정 지원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전체 채권단회의는 6일로 예정돼 있다. 채권 금융기관별로 하이닉스 처리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고 의견 조절을 마무리해야 하는 자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이닉스반도체 처리방안에 대한 입장 조절이 아직은 미흡해 이날도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처리방안이 확정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