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특약=iBiztoday.com】미상장업체들의 기업공개(IPO) 열기가 여전하다. 이들 기업은 주식시장이 지난 4월 2년 만에 최저 수준에 근접하면서 IPO 시장에 암운이 드리워졌음에도 IPO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판단 아래 IPO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월가 외부에서 사채·대출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주식시장에서 자본을 끌어당기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금융기관의 경우도 부도업체가 속출하면서 대출조건을 강화해 문턱이 높아졌다.
플로리다대학 재무관리학과 제이 리터 교수는 “은행들이 대출신청 기업에 담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담보가 취약한 신생업체들은 대개 지분투자를 통한 자본조달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벤처투자회사들까지 닷컴업계의 불황으로 지난해 막대한 손실을 입은 뒤 신중한 자세로 돌아서 돈줄을 죄고 있다. 조지타운대학의 리나 아가왈 교수는 “벤처투자사들의 투자 자제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증시 말고는 기업이 의지할 곳이 거의 없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번주 IPO를 실시할 예정인 업체는 아직 없지만 IPO 신청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IPO를 신청한 회사는 모두 8개에 달한다.
조사업체 딜로직컴스캔(dealogic.com)에 따르면 연말까지 IPO를 계획하고 있는 업체는 53개사며 이들이 조달하려는 자본은 116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9월의 IPO 신청기업 263개사와 비교할 때 크게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IPO 신청수가 IPO를 이미 끝낸 기업들의 이른바 ‘2차 공모’인 신주발행 건수를 앞선 것은 최근 수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편 IPO 신청 철회 건수도 주식시장 하강세에도 불구하고 감소하는 추세다. IPO 신청 철회 기업은 지난 7월과 8월 각각 5개사로, 지난 3월의 36개사, 4월의 29개사에 비해 크게 줄었다. 시장 상황이 지금보다 좋던 지난해 8월에는 IPO 신청 철회나 연기 업체는 25개사에 달했다.
이같이 IPO 신청 철회가 줄고 있는 것은 최고경영자들이 많은 비용이 드는 IPO를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중도포기할지에 대해 전보다 신중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플로리다대학 리터 교수는 “IPO 신청을 철회하는 기업은 대부분 헐값에 매각되거나 파산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