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PP갈등 긴급진단](상)프로그램 사용료 `줄다리기`

 프로그램공급업자(PP)와 한국디지털위성방송(대표 강현두)간의 계약조건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위성방송의 안정적인 사업 개시를 위한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방송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위성방송측은 11∼12일 위성PP 실무자 워크숍을 통해 PP와의 유대를 적극 모색해 나간다는 방침이나 대상업체들이 이번 사태와는 다소 거리가 먼 PP들이라는 점에서 양측의 실마리를 찾기에는 역부족일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한달 이상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양측의 입장과 쟁점등을 3회에 걸쳐 진단해 본다. 편집자

 

 케이블TV PP협의회(회장 정창기) 소속 회원사로 구성된 KDB 계약협상단(대표 전정만)이 수신료 배분율 등을 둘러싸고 위성방송측에 단체 협상을 요구한 것은 지난 8월 초이다.

 그러나 위성측은 KDB계약 협상단이 PP전체를 대표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미 57개 위성 PP중 70% 이상이 계약을 완료한 상황에서 조건을 뒤집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현재까지 고수하고 있다.

 이번 갈등의 핵심 쟁점은 위성방송측이 PP에게 지불하는 프로그램 사용료다. 위성방송측은 수신료의 35%를 프로그램 사용료로 책정했으나 PP측은 50∼65%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PP측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당초 위성방송측이 60% 가량의 사용료를 지급하겠다고 구두로 약속한데다 65%의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에 비춰보더라도 위성방송측의 35% 사용료 지급 방침은 턱없는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광고 시간 배분문제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위성방송측은 케이블TV 방송국(SO)과 동일한 시간인 PP광고시간의 20%를 제시하고 있는 반면 PP측은 “SO의 지역광고와 전국사업자인 위성방송의 광고 시간은 전혀 차원이 다르다”며 이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위성측이 케이블TV와 위성 프로그램의 차별화 정도를 사용료 배분시 반영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PP측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위성 및 케이블TV에 프로그램을 동시 공급하는 PP들로서는 각 매체의 콘텐츠를 달리 제작하기에는 비용 부담 등을 감당하기가 힘들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던 스카이KBS·MBC플러스 등 지상파 계열 PP들이 최근 KDB협상단에 적극 동조 의사를 밝힘으로써 양측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위성방송측은 핵심 PP인 지상파 계열사 및 복수PP(MPP)들이 KDB 협상단에 동참한 데 대해 매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주요 PP들의 요청을 외면하기도 힘들지만 이미 계약 체결한 나머지 다수 PP들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입장에 처했기 때문이다.

 PP측은 일단 11일 열리는 위성PP 실무자 워크숍을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위성측은 “이번 워크숍은 계약을 끝낸 PP들을 대상으로, 향후 사업협력 방안 등을 총체적으로 논의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경계의 선을 그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