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시장에서 외국계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업체들의 신뢰도가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리점을 바꾸는 과정에서 주먹구구식의 애프터서비스(AS) 정책으로 그동안 한국시장에서 쌓아온 신뢰도가 순식간에 무너지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이 HDD 총판업체를 재선정하는 과정에서 AS 책임을 서로 떠넘기기하는 바람에 소비자들로부터 수많은 비난을 받은 것이 불과 몇 달 전인데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맥스터가 똑같은 절차를 밟고 있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맥스터는 지난 6월 퀀텀 합병을 계기로 국내 HDD 대리점을 종전의 3개에서 조인인포텍과 LG상사 등 2개 업체로 축소하면서 그동안 대원제지·엔에스코가 공급한 제품은 모두 LG상사가 AS를 맡기로 했다. 하지만 LG상사는 자사가 공급한 제품에 대해서는 일대일 교체로 AS를 처리한 반면 다른 업체들이 판매한 제품에 대해서는 싱가포르 현지로 보내 수리를 해오는 식으로 AS를 처리해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똑같이 공식 대리점을 통해 판매된 제품이지만 자사가 판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차별대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맥스터코리아도 수수방관하고 있다. 맥스터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일대일로 교체해주는 방식의 AS는 그동안 대리점들이 고객편의를 위해 재고유지라는 부담을 떠안으면서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LG상사가 한꺼번에 AS용 재고 물량을 늘리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사업을 접은 한 대리점을 통해 맥스터 HDD를 구입했다는 한 소비자는 “구입한 곳에 알아보라고 하는 맥스터코리아나 나몰라라 하는 판매점, 그리고 차별대우하는 LG상사 등 모두 도덕적 비난을 회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맥스터의 상황과 비교하면 후지쯔의 HDD AS는 한차원 높은 것으로 평가. 주영통신이나 인텍앤컴퍼니 같은 후지쯔 HDD의 대리점에 따르면 후지쯔가 데스크톱용 HDD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후지쯔 HDD에 대한 수요는 전혀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의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후지쯔의 아이템이 HDD 외에도 수없이 많은데다 한국후지쯔가 일관되게 AS를 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