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S, LG전자테스트 불참으로 새로운 국면

 LG전자가 지능형교통시스템(ITS)포럼(의장 오종택 교수)이 주관해 오는 10월에 실시하는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S) 기술평가에 참여하지 않기로 해 이를 둘러싼 업체들의 기술논쟁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로 각기 다른 방식의 ETCS 기술을 보유한 삼성SDS, LG전자, AITS 등 3사는 기술상용화 가능성 등을 ITS포럼을 통해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기로 했으나 제안서를 마감한 지난달 31일 LG전자는 돌연 참여를 포기하고 ETCS 기술평가 제안서를 접수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수동형 고주파(RF) 방식의 ETCS기술을 보유한 삼성SDS(대표 김홍기)와 능동형 적외선(IR) 방식의 기술 업체인 AITS(대표 민순기) 2개 업체에 대한 기술 평가만 이루어지게 됐다.

 하지만 이 두 기술에 대한 우수성이 발표될 경우 능동형 단거리전용통신(DSRC)의 ETCS기술을 갖고 있는 LG전자의 반발이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ETCS 기술평가=ETCS 기술평가는 능동, 수동, 능동 IR 등으로 갈려 오랫동안 엇갈린 기술표준 논란을 재검토해 상용화 가능성과 경제성 등을 확인하겠다는 취지로 ITS포럼이 주관해 예정되었다. 정보통신부에서 이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의 기술검증을 거쳐 능동형 DSRC에 가까운 주파수 대역이나 출력전력 등의 기술을 고시했지만 수동 및 능동 IR 진영의 반발로 통합 기술검증을 해보자는 의도였다. 각 기술방식별 업체들은 기술평가 참여의사를 밝히고 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LG전자가 기술평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애초의 의도가 무산됐다. LG전자가 주도하는 능동 진영은 정보통신부에서 고시한 기술기준(주파수 대역 5.795∼5.815㎓, 공중선전력 10㎽ 이하)에 가장 부합하는 사실상의 ETCS 표준이었다.

 기술평가는 다음달 8일부터 26일까지 통신 정확도, 차종분류 정확도, 위반차량촬영 정확도를 평가항목으로 이뤄지며 허용오차는 각각 99%, 97%, 95% 수준이다.

 또 시험항목은 주행속도별 처리시험, 근접주행 시험, 단말기인 OBU(On Board Unit) 부착 시험, 야간주행 시험, 차종혼합 주행 시험 등 11개 항목이다.

 능동형 단거리전용통신(DSRC)의 대표주자격인 LG전자(대표 구자홍)가 불참하기로 함에 따라 이를 둘러싼 업체간 공방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LG전자의 불참=LG전자는 “이번 기술평가 항목이 상용화 제품을 전제로 구성돼 있어 평가점수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평가 참가를 포기했다”고 불참의 이유를 밝혔다. 삼성SDS의 수동형 제품 등은 이미 수년간 상용 테스트를 거친 제품인데 비해 능동형 제품은 상용화 진입 직전단계라는 주장이다. 또 OBU의 제조단가도 아직은 수동형 등에 비해 불리하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따라서 이번 평가에 빠지는 대신 11월 중순께 별도의 테스트 일정을 잡아서 기술평가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이같은 계획대로라면 연말까지 평가를 마치고 제품을 적용하는 본래의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향후 전망=LG전자의 불참으로 일단 ITS포럼의 기술평가는 모양새를 잃었다. 당초 “제대로 한번 기술평가를 해보자”는 취지에서 추진된 것이지만 ETCS의 한 축인 능동형 진영이 빠짐으로써 애초의 취지가 퇴색했다.

 LG전자 또한 이번에 돌연한 불참 선언으로 경쟁업체들간에 “상용제품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구구한 억측을 남겼다. 각 기술방식당 1개 업체로 기술평가 참가가 제한된 까닭에 LG전자와 공동 보조를 취한던 기타 능동 진영 업체들 또한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ITS포럼은 계획대로 기술평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제안서 접수를 조금 유예하더라도 LG전자를 참가시키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LG전자의 불참으로 전체 ETCS 상용화 일정에 차질이 없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 업계의 고민거리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