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서울에서 열리는 ‘제14차 WTO총회’에 순수 국내기술에 의해 ‘모바일 인터넷서비스’가 적용되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물론 기술적으로는 이번에 선보이는 ‘mTGS’가 PDA를 이용한 무선인터넷서비스 중 하나로 새롭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러나 이제 무선인터넷서비스가 본격적인 시장 도입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주요 130여개국 고위관료들이 참석하는 행사에 세계 최초로 상용서비스를 적용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의미와 배경=우선 WTO총회에 선보이는 ‘mTGS’는 대형 국제행사에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서비스되는 것이다. 그동안 휴대폰이나 PDA, TRS 등 이동정보단말기를 이용한 통신서비스는 많이 활용돼 왔지만 휴대단말기와 유무선 변환솔루션, 무선콘텐츠 등을 결합한 본격적인 모바일 인터넷서비스가 국제행사에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선인터넷 강국으로 부상한 한국의 기술력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호기를 잡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번 서울총회에도 130여 국가에서 장차관급 고위 인사들이 1000여명 이상 내한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들 고위 관료에게 자체 개발한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CDMA 종주국이자 무선인터넷분야의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의 기술수준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무선인터넷업체들은 이미 일본과 함께 무선인터넷분야를 주도하며 세계시장을 노크하고 있는데 이번 행사가 좋은 홍보창구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대효과=무엇보다 WTO총회 개최국으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실시하게 됨으로써 참가국 대표들로부터 성공적인 총회 개최의 재료로 각인될 가능성이 높다. 각국 대표들은 행사기간 동안 ‘mTGS’를 통해 행사장소인 코엑스에서는 물론 숙소나 언제 어느 장소에서도 e메일 확인은 물론 다양한 업무가 가능하고 한국의 관광지나 문화를 간편하게 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관광산업적인 측면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PDA를 통해 제공되는 각종 콘텐츠와 관광정보를 받아 한국의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mTGS’가 공식 서비스 시스템으로 선정된 것과 이에 필요한 예산을 문화관광부에서 지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선인터넷산업에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무선인터넷기술이 세계 만방에 소개됨으로써 국내 모바일 솔루션 및 콘텐츠업체의 해외진출이 보다 용이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특히 무선인터넷서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유럽과 미주지역, 중동지역에서 국내 관련업체들의 입지가 강화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향후 전망=‘mTGS’는 기본적으로 한국을 찾는 방문객이라는 특화된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향후 대형 국제행사에 활용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미 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에셈텍-모비야 컨소시엄은 ‘mTGS’를 전략제품을 육성, 각종 국제행사에 도입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당장 2002코리아재팬월드컵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관련 모바일 콘텐츠만 충분히 확보된다면 이번 월드컵을 찾는 관광객, 선수단 등을 대상으로 ‘mTGS’가 쉽게 먹혀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비단 월드컵뿐만 아니라 부산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대회 등 국내서 잇따라 열리는 각종 스포츠행사 등 국제적인 이벤트에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차별화된 고객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마케팅도구로 인기를 끌 수도 있다. 가령 한국에서의 성공적인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해외로 진출할 경우 해당국 콘텐츠를 연계해 충분히 마케팅이 가능할 전망이다. 에셈텍 홍성민 사장은 이와 관련, “기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WTO총회만 성공리에 마무리된다면 해외진출에도 충분히 자신이 있다”며 “무선인터넷 초기에 가능성이 큰 비즈니스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