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 차세대 D램 시장 장악

 하반기들어 고성능 대용량의 차세대 D램 수요가 활발해지는 가운데 국내 D램업체들이 초기부터 높은 점유율을 기록, 차세대 D램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D램에 이어 차세대 D램으로 떠오른 램버스 D램과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50%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는 두 회사의 지난 상반기 D램 시장점유율 44.1%(삼성전자 25%, 하이닉스 19.1%)과 비교해 10% 이상 높은 것으로 현 SD램보다 차세대 D램 시장에서 국내업체의 지배력은 더욱 커지는 셈이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차세대 D램 시장 점유율 상승은 국내업체들이 앞선 기술과 생산능력을 갖춘 반면 외국 경쟁사들은 D램 사업을 축소한 것이 맞물려 나타난 결과”라면서 “상반기 전체 D램 시장 점유율이 상승한 데도 차세대 D램이 톡톡히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하이닉스반도체(대표 박종섭)는 지난달 약 530만개(64M 환산 기준)의 DDR SD램을 판매, 전체 시장의 26%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이같은 점유율이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이나 대만 난야의 2배에 달하는 수치이며 점유율이 비슷한 삼성전자의 물량을 합칠 경우 국산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램버스 D램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펜티엄4 칩 PC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데다 도시바와 엘피다메모리 등 경쟁사들이 D램 사업철수 및 생산감소 등이 이뤄지면서 지난달 램버스 D램 시장점유율이 60%선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가정용 게임기 ‘X박스’ 등으로 DDR SD램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고 현 5%인 DDR SD램의 생산비중을 연말까지 20%로 늘릴 계획이다.

 하이닉스 역시 내년 초 인텔이 DDR SD램을 지원하는 브룩데일 칩세트를 출시하는 데 맞춰 올해 말께 256M DDR SD램을 내놓는 한편, DDR SD램의 생산비중도 현재 5%에서 연말까지 20%로 늘려 이 분야 선두업체로 부상할 계획이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CPU업체들의 고성능 칩 가격인하와 아울러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의 고성능 게임기 시장 경쟁, ‘윈도XP’ 출시 등으로 램버스 D램과 DDR SD램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외국업체에 비해 공급능력이 우수한 국내업체들이 그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