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전자업종 관리효율성 떨어지고 통신업은 개선

  

 거래소 상장기업 중 통신서비스업종의 관리효율성은 크게 개선된 반면 전기·전자업종의 관리효율성은 떨어져 명암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증권거래소가 12월 결산 상장사 500개 기업의 올 상반기 영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통신서비스업종의 매출액 대비 판매 및 일반관리비(판관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28% 포인트 감소해 상장업종 가운데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전기·전자업종의 매출액 대비 판관비는 오히려 2.69% 포인트 증가해 관리효율성이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 비율에서도 통신서비스업이 6.31% 포인트 감소한 데 비해 전기·전자업종은 17.69% 포인트 증가, 대조를 이뤘다.

 매출액이나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 비율이 큰 것은 비용의 증가를 뜻하는 것으로 비율이 높을 수록 수익(영업이익)의 하락을 의미한다.

 이처럼 통신서비스업종과 전기·전자업종간 관리효율성이 차이를 보인 것은 IT경기 침체에 따른 두 업종간 시장대응 전략의 차별화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 통신서비스업종의 경우 가입자증가 추세 완화와 단말기 보조금지급 폐지 등 전반적인 마케팅비용 축소 분위기가 조성됐다. 반면 전기·전자업종은 IT경기의 급속한 침체로 매출은 급감했으나 고정비용과 영업비용 등은 크게 줄이지 못했다.

 통신서비스업종의 경우 매출증가가 예년에 비해 크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증가했으며 정부규제 등으로 인한 전체적인 관리비 감소가 관리효율성을 높인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기·전자업종은 올들어 판매부진, 재고증가 등의 악재가 겹쳐 매출이 줄어든 업체가 많아 이같은 양극화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그룹별 판관비 비중에서도 잘 나타난다. 통신서비스업종이 주력인 SK그룹의 경우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 비중이 18.22% 포인트 낮아져 수익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전기·전자업종이 주력인 삼성그룹의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 비중은 14.75% 포인트나 상승해 10대그룹 가운데 수익성이 가장 크게 감소했다.

 회사별로는 한별텔레콤의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율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61.20% 포인트나 높아져 관리효율성이 가장 크게 떨어졌으며 아태우주통신(47.08), 미래산업(39.71), 아이케이엔터프라이즈(21.72), 다우기술(16.82), 이지닷컴(14.07), 맥슨텔레콤(12.02) 순이다. 반면 SK텔레콤은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율이 39.34% 포인트 떨어졌고 새한미디어(-22.35), 팬텍(-8.72), 광명전기(-7.15) 등도 크게 줄어들었다.

  또 매출총이익 대비 판관비 비율은 기라정보통신이 1947.78% 포인트나 급등했으며 미래산업, 한솔텔레콤 등도 1000% 포인트 이상 상승하는 등 대다수 전기·전자업체들의 관리효율성이 떨어졌다.

 증권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조사대상 기업의 급여가 0.45% 감소한 것으로 미뤄볼 때 운반비나 서비스비용 등 외적 요인으로 인해 수익성이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IT경기 침체가 가속화할수록 전기·전자업종의 관리효율성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