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주식시장에선 시스템통합(SI)산업을 차기 수출전략산업으로 중점 육성할 것이라는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관련업체들의 주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정보통신부는 SI산업을 향후 2005년까지 TDX교환기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이동통신을 잇는 수출전략산업으로 중점 육성하기 위해 ‘SI해외진출협의회’를 구성, 오는 2005년까지 50억달러 규모의 해외 SI프로젝트를 수주할 계획이다.
이같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쌍용정보통신이 전날보다 300원(0.97%) 하락한 3만700원으로 장을 마감한 것을 비롯해 포스데이타(1.22%), 동양시스템즈(1.34%), 위즈정보기술(0.88%) 등 SI업체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현대정보기술 등 일부 종목이 낙폭과대 등으로 소폭 상승하기도 했지만 이번 재료에 대해선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SI관련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이 SI주에 대해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쌍용정보통신 등 코스닥등록 15개 SI업체는 올상반기에 내수시장의 위축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14.7%, 52.1% 감소한 7781억원과 362억원을 기록하는 등 규모에 비해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또 이번 정부의 SI수출 드라이브가 종합 SI업체에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중소형 업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외 프로젝트는 1억달러 규모가 넘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대부분이어서 소형업체들이 수주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소형 SI업체들이 주가에 별다른 탄력을 받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수익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양철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SI는 산업의 특성상 해외 프로젝트라도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국내업체들이 해외 프로젝트 수주로 매출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당장의 수익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용호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해외 프로젝트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경쟁할 수 있는 국내업체는 불과 몇 곳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이들 마저도 동남아 시장 등 시장규모가 작은 곳에 치중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쌍용정보통신, 포스데이타, 현대정보기술 등 대형 SI업체들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가 앞장서서 수출을 지원하고 SI업체들도 내수불황을 수출로 극복하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어 대형 SI업체들의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 삼성SDS, LGEDS 등 장외 대형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할 경우 증시의 관련주들도 상승분위기를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적부진 등으로 주가가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는 SI주가 대형업체들의 수출을 재료삼아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최용호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SI 수출 드라이브는 관련업체들의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장외 종합 SI업체를 중심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면 장내 관련주들도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