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2년 연매출 2400만달러에 불과하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연매출 230억달러에 순이익 94억달러를 올리는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회사로 성장했다. 20년 만에 1000배에 가까운 성장을 이뤄낸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마이크로스프트연구소(MSR)에 이번 회계연도에만 50억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해 소프트웨어 시장의 아성을 굳히려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SR 설립 10주년 행사에서 미래 소프트웨어산업의 지형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을 공개했다. 그 기술은 PDA와 멀티미디어에 집중돼 있다.
◇PDA 관련 기술=마이크로소프트는 PDA를 미래 인터넷 환경의 주역으로 보고 이에 적용될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이번에 처음 공개된 PDA용 운용체계인 ‘센싱포켓PC’다.
센싱포켓PC는 한마디로 촉감·기울기·사용자 움직임·음성 등 주위환경을 감지해 그에 맞도록 PDA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PDA를 기울이면 그에 따라 화면이 움직인다. 현재의 작은 PDA 화면에서는 데스크톱 화면의 일부밖에 나타낼 수 없고 사용자는 한 손으로 PDA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버튼을 누르며 화면을 좌우로 스크롤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 회장은 센싱포켓PC의 장점에 대해 “사용자의 한 손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PDA를 쥔 손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화면의 확대·축소는 물론 스크롤까지 할 수 있다. 물론 각종 명령은 음성으로 한다. 따라서 사용자는 한 손이 자유롭게 되며 이는 모바일 컴퓨팅 환경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 ‘로더닷넷’이라는 메모리 최적화 기술도 선보였다. 이 기술은 PDA의 저장창고인 메모리 효율을 최적화하는 것으로 서버에서 무선인터넷을 통해 전달되는 실시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여 더욱 생생한 실시간 멀티미디어 재생이 가능하게 만든다.
◇멀티미디어 관련 기술=그래픽 관련 기술의 초점은 가상현실에 맞춰져 있다. 인공지능과 자연어 처리를 결합해 3차원 캐릭터가 마치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을 하는 페이스 매핑 기술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등장한 3차원 캐릭터는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해 호응을 얻지 못했지만 실시간 페이스 매핑은 거의 사람과 흡사한 3차원 캐릭터를 실시간으로 만들어낸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디지털 이미지에서 생기던 노이즈를 실시간으로 제거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동영상 통신의 품질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
특히 행사 참가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2차원 예술작품을 3차원 이미지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최후의 만찬을 이 기술로 변환시키면 마치 3차원 공간을 여행하듯 식탁을 지나갈 수도 있고 좌우 회전도 가능하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가상현실의 현장감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멀티미디어 콘텐츠 비즈니스에 반드시 필요한 저작권 보호기술도 선보였다. 윈도미디어플레이어에 내장된 워터마크 인코더와 디코더를 이용해 MP3와 WMA 형식의 파일을 암호화해 전송하고 다시 암호를 풀어 재생했다. 이 기술은 메모리를 140 밖에 차지하지 않아 PDA에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레드몬드(미국)=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