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제품 소스코드 이용해 내 제품으로....

 ‘외산 제품 공급하다보면 내 제품 된다?’

 외산 SW를 국내에 판매하다 해당 SW에 대한 소스코드 인수 및 사용권 획득을 통해 자체 솔루션사업을 추진하는 사업모델이 인기를 끌고 있다.

 97년 한국컴퓨터통신이 미국 유니SQL로부터 자사가 공급해온 유니SQL DB소스코드와 판권을 인수해 국산DB사업을 시작한 이후 넥스텍도 자사가 95년부터 공급해온 객체DB인 O2의 소스코드를 유니데이터로부터 확보하고 자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인프론테크놀로지가 99년부터 공급해온 미국 퍼시스턴스사의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인 파워티어 소스코드 사용권을 확보하고 자체 WAS를 개발한 데 이어 아이티플러스도 비주얼네트웍스사와 서비스수준관리(SLM) 솔루션인 트리니티 소스코드 인수에 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사업모델이 늘고 있는 것은 단순 외산제품 판매사업에 비해 부가가치가 훨씬 높기 때문. 단순 외산제품 판매의 경우 20∼30%의 마진을 확보하는 데 불과하지만 자체 사업을 벌일 경우 마진을 5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는 데다 다른 부가사업이나 해외진출까지 가능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특히 개발에 따른 신규 투자부담을 피할 수 있으며 이미 기존 제품판매를 통해 고객기반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시장진입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아이티플러스(대표 이수용)는 98년부터 자사가 공급해온 비주얼네트웍스사의 SLM 솔루션인 트리니티에 대한 소스코드 인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아이티플러스는 최근 비주얼네트웍스사가 트리니티 사업을 중단하면서 이 제품에 대한 사업권에 공백이 생겼다고 보고 소스코드 인수 내지 사업권 전체를 사오는 방식으로 자체 SLM 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아이티플러스는 비주얼네트웍스사의 사업포기로 인한 국내 고객지원 문제 등을 내세우며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고 있으며 수억원의 비용으로 인수를 성사시킨다는 방침이다. 아이티플러스는 비주얼네트웍스가 당초 트리니티의 개발사인 아베스타사를 1억달러(약 1300억원)에 인수해 SLM사업을 추진한 점을 감안하면 이 사업의 잠재성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프론테크놀로지(대표 김유진) 역시 지난 6월 미국 퍼시스턴스사로부터 WAS인 파워티어 소스코드 사용권을 획득, 자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프론테크는 파워티어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자사의 프로젝트 경험 및 노하우를 결합한 최신 WAS인 웹타이드를 개발, 오는 19일 제품발표회를 갖는다. 인프론테크는 소스코드를 사용하는 대신 퍼시스턴스사에 연간 일정 비율의 로열티를 지불키로 돼있지만 웹타이드로 인한 매출효과가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이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97년 미국 유니SQL사로부터 소스코드 및 판권을 인수해 국산DB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컴퓨터통신(대표 강태헌)은 가장 성공적인 모델 케이스. 한국컴퓨터통신은 미국 유니SQL의 DB사업 정리시점과 상황을 적절히 활용해 별다른 큰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소스코드 및 판권 인수를 이뤄냈으며 인수 이후에도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및 고객지원을 통해 DB시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니SQL 인수를 통해 한국컴퓨터통신이 거둬들인 부가가치는 연간 내수 판매액 100억원 이상에다 캄보디아, 중국 등에서 일어날 잠재적인 해외매출까지 감안하면 1000억원 이상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넥스텍(대표 문일호)도 O2 소스코드를 확보하고 소스코드 자체 판매와 함께 이를 기반으로 한 솔루션 개발에 나서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