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준공된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가 13일 공식 개장, 부산에 전시 및 컨벤션 산업의 새 막을 연다.
단일전시장으로 국내 최대 규모에다 각종 첨단시설을 자랑하는 BEXCO에서는 개장기념으로 오는 23일까지 지방 최초의 국제모터쇼가 열리며 12월에는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될 월드컵 조 추첨행사 등이 예정돼 있다.
◇시설=해운대구 중동 옛 수영비행장내 13만4607㎡의 부지에 건립된 BEXCO 전시장은 가로 243m, 세로 108m 크기로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 축구장 3개를 합친 것과 같은 면적(2만6446㎡)이다. 2, 3층의 중소 전시장(1879㎡)과 야외전시장(1만3223㎡)을 합칠 경우 규모면에서 국내 최대이며 기둥이 전혀 없는 무주식(無柱式) 단층 전시장으로 가변성을 극대화했다. 천장 높이는 최저 11m에서 최고 22.5m이며 실제 전시 가능한 높이는 약 16m에 달해 컨테이너 트럭이 곧바로 전시장 안에 들어갈 수 있어 건설장비 등 중장비 전시에 어느 곳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컨벤션 시설의 경우 1, 2층에 각 1500명을 수용할 수 있고 3층 대회의실은 28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데다 8개국어 동시통역 시스템과 영상회의 시스템, 최첨단 프레젠테이션 장비를 갖춰 대규모 국제회의를 개최할 수 있다.
◇순조로운 출발=BEXCO는 지방에 위치하고 기반시설이 미흡한 어려움 속에서도 잇따른 대규모 행사 유치로 올해 가동률이 당초 예상의 배에 이르는 등 성공적인 출발을 하고 있다. 지난 5월 23일 준공 이후 부산디지털전자전을 시작으로 부산관광박람회와 부산국제모터쇼, 면세산업전, 월드컵 조 추첨행사 등 각종 전문전시행사 54건이 열렸거나 예정돼 있어 연말까지 가동률은 33.6%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내년에는 공작기계전과 세계합창올림픽 등 60여건의 전문전시회와 이벤트 개최가 확정됐고 각종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가 추진중이어서 가동률이 40%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는 개장 전에 전문가들이 전망한 올해 가동률 15%와 내년 20%의 배에 가까운 것이며 싱가포르와 홍콩 등 외국 전시·컨벤션센터에 비해서도 3∼4년 빠른 수준이다.
◇경제적 파급효과=BEXCO는 건립과정에서 이미 3629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9440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창출했고 운영과정에서도 향후 10년 동안 9947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만97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BEXCO측은 10년 동안 20만6200여명의 외국인이 방문, 3335억원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EXCO 관계자는 “국제회의 참가자 10명의 지출규모는 TV 40대, 자동차 10대 수출과 맞먹는 외화획득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 전시·컨벤션 산업이 부산경제 활성화의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제=BEXCO는 대규모 국제회의를 치를 수 있는 규모를 갖춘 최초의 비수도권 전시·컨벤션 시설이다. 그러나 국제적인 인지도가 낮은데다 김해공항에 미주·유럽 직항노선이 전혀 없어 외국인들이 BEXCO에 열리는 전시·컨벤션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일본을 경유하거나 인천공항을 거쳐 국내선 항공기나 기차를 갈아타야 하는 등 교통접근성이 좋지 않다. 또 그동안 국내 전시·컨벤션 산업이 서울 위주로만 발전하다보니 지방에는 관련 전문업체나 인력이 전무한 것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빈약한 상태다. 때문에 BEXCO는 초기에 저렴한 비용과 시설의 우수성, 서울 코엑스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BEXCO가 국토의 균형적 발전과 지방경제 활성화의 선구자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직항로 증설과 경부고속철 조기개통 등 교통망 확충과 컨벤션뷰로 설립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산=윤승원기자 sw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