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기기업체 중국行 `러시`

 가전, PC 등 대형 제조업체에 이어 PC 주변기기 업체까지 중국으로 생산거점을 잇따라 이전하고 있다.

 PC 주변기기 업체들은 중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함으로써 중국 내수시장 진출 및 해외수출 가격경쟁력 제고 등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황=인사이드텔넷컴(대표 엄주혁 http://www.insidetnc.co.kr)은 지난 3월 중국 선양에 공장을 오픈했다. 총 300여명의 인원이 근무중인 이 공장은 얼마전부터는 1000ppm(1000개 중 1개) 정도로 불량률을 줄이며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이 회사는 이같은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현재 롄샹 등 중국 대형 PC업체에 대한 제품공급을 본격화하고 있다. 롄샹에는 월 3000개씩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상태다. 인사이드텔넷컴은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국내 시장과 독일 등 다른 해외시장으로도 공급할 계획이다.

 PC카메라 업체인 알파비전텍(대표 이종훈 http://www.avtech.co.kr)은 이달부터 저가제품을 중심으로 중국 생산을 시작했다. 알파비전텍은 중국 선전에 기반을 둔 카메라업체인 우신통에 위탁 생산한 제품을 국내 및 미주시장 등으로 공급하고 있다.

 마우스 및 디지털카메라 업체인 팬웨스트(대표 장천 http://www.panwest.co.kr)는 국내 생산라인을 없애고 지난해 8월 아예 중국 퉁관시에 공장을 준공했다. 직원은 130명 정도이며 생산된 제품은 국내와 미주지역으로 공급된다.

 스피커 전문업체인 이스턴전자(대표 김원기 http://www.estn.co.kr) 역시 현재 인력 60여명 정도로 파주와 선전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신제품과 고급형 제품만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향후 지속적으로 상위모델까지 중국으로 옮겨갈 계획이다.

 이들 외에 그래픽카드 업체인 슈마일렉트론 등 다른 주변기기 업체들도 중국행을 고려하고 있다.

 ◇왜 중국으로 가나=주변기기 업체들이 중국으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가장 큰 이유는 제조원가 절감 때문이다. PC카메라, 마우스, 그래픽카드 등의 주변기기는 특히 가격경쟁이 심한 제품이다. 이는 세계 주변기기 시장을 중국이나 대만산이 휩쓸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주변기기 업체들이 중국행을 결심한 것은 바로 이같은 배경에서다. 알파비전텍 이종훈 사장은 “국내나 해외고객들이 품질에 대해서는 만족하면서도 가격을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아 중국 생산을 계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으로 생산거점을 옮긴 대부분의 주변기기 업체들은 중국에서 생산할 경우 20∼30% 정도의 원가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주변기기는 제조과정에서 사람손이 많이 가는 제품이라 인건비가 싼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 물류비 등을 고려하더라도 10∼20% 정도는 싸게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해외로 가져갈 경우에는 국내 생산과 비교했을 때 물류비 차이도 없다고 한다.

거대시장으로서 중국의 매력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인사이드텔넷컴의 엄주혁 사장은 “사업하기가 워낙 까다로운 환경이다 보니 쉽지는 않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놓치고는 기업의 성장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현지 환경 파악이 먼저=그러나 이같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는 데는 상당한 위험부담이 따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선 문화가 다른 현지 인력을 교육시키기가 쉽지 않은데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이 워낙 많다 보니 이직율 또한 높은 편이다. 또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하고 진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진출에 앞서 외국 기업이 자국에서 생산할 경우 생산분 중 70% 이상을 외국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중국의 규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