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P 업체들, 자체 장비 및 기술 양산라인에 적용 붐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업체들이 자체 개발한 생산장비 및 공정기술을 양산에 속속 적용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LG전자 등 PDP업체들은 노광기·검사기·배기로·절단기·스크린마스크 등 PDP 제작에 필요한 핵심설비를 국산화해 양산라인에 활발히 적용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3년 동안 1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독자개발한 레이저 유리절단기술을 세계 최초로 자사의 PDP 양산라인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레이저 광선을 쏜 후 급냉시키는 방법으로 열충격을 가해 유리 내부의 결합상태를 끊는 기술로 기존 다이아몬드 칼을 이용한 절단방식이 유리기판 손상과 함께 미세한 유리조각 발생으로 추가적인 연마·세정공정이 필요했던 점을 일시에 해결한 획기적인 기술이라는 것이 삼성SDI측의 설명이다.

 삼성SDI는 PDP 전 양산라인에 이 기술을 본격 적용함으로써 라인당 30억원의 설비투자비 절감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PDP뿐만 아니라 TFT LCD, 유기EL 등 여타 평판디스플레이(FPD)와 바이오 제품에 쓰이는 DNA 칩 제조용 유리셀(cell) 절단공정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이 설비를 국내 및 해외에 직접 판매해 2005년까지 약 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지난 5월에도 PDP의 화질과 선명도를 좌우하는 핵심설비인 인라인 방식의 배기로와 에이징 설비를 개발했으며 각종 설비의 국산화로 향후 5년 동안 약 1000억원의 투자비 절감효과를 기대했다.

 PDP 생산용 노광기를 국산화해 생산라인에 적용중인 LG전자 역시 지난달 PDP용 초고속 영상검사시스템을 자체 개발했다. LG전자는 기존 제품 대비 5배 이상의 빠른 속도로 제품을 검사할 수 있는 이 장비가 하반기중 PDP를 비롯한 LCD 생산라인에 적용되면 상당한 수입대체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했다.

 LG전자는 올들어 자체 개발한 스크린마스크와 레이저마킹 장비를 자사의 양산라인에 적용중이며 개발장비 및 기술 수출을 위해 해외 관련업체들과 활발하게 협의중이다.

 업체들이 직접 혹은 산하연구소를 통해 생산장비 및 기술을 독자개발하는 것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격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누가 좋은 제품을 더 싸게 내놓을 수 있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비싼 외산 장비를 쓰는 것보다 자체개발이 원가절감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또 공정을 누구보다도 많이 아는 패널 제조업체가 필요한 기능을 가장 잘 반영한 장비를 라인에 적용함으로써 경쟁사와의 제품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나아가 이를 사업화해 부가적인 매출도 올릴 수 있다.

 삼성SDI 생산기술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PDP와 같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투자규모가 커 브라운관(CRT)처럼 외국 설비를 도입한 후 뒤따라가는 방법으로는 결코 1등이 될 수 없다”며 “삼성SDI는 PDP가 본격 사업화되기 전인 4년 전부터 국산화 계획을 만들어 진행해온 결과 현재 50% 이상의 투자비 대비 설비국산화율을 달성했으며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이를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