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신서비스주가 외국인의 매도공세로 약세를 이어가면서 하락의 이유로 해외증시에 상장된 주식예탁증서(DR)와 원주의 가격차를 이용한 ‘차익거래’가 부각되고 있다.
11일 한국통신은 외국인들이 17만여주를 팔아치우면서 전날보다 1450원(2.98%) 하락한 4만72000원으로 마감,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SK텔레콤도 3000원(1.43%) 하락한 20만7000원으로 떨어졌다.
최근 세계 통신주의 약세로 국내보다 해외증시에서 통신서비스주의 주가 하락폭이 커지면서 원주와 DR의 가격차이를 노린 외국인들의 차익거래가 이뤄져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의 약세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지난 4일 뉴옥증시의 DR 가격이 21만9000원에 머물렀지만 국내 원주의 가격이 23만원을 상회, 외국인의 차익거래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이후 SK텔레콤은 5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통신도 전날 DR종가가 국내가격으로 환산시 4만8231원을 기록, 원주가(4만8650원)보다 가격이 낮게 형성된 게 하락의 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또 외국인들이 최근 환율이 오르자 환리스크가 작은 DR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통신서비스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차익거래보다는 세계 통신서비스주 약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럽과 미국의 통신서비스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관련주들이 약세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며 “차익거래를 위해서는 최소 원주와 DR가격이 5∼10% 가량 차이를 보여야 가능하지만 현재는 엇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한국통신의 경우 최근 DR발행으로 유통주식수가 늘어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세계 통신서비스주 약세로 DR가 밀리면서 원주도 밀리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통신서비스주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내부적인 악재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통신의 경우 전략적 지분매각 지연, 정부물량 해소 불확실, 비대칭규제 등이 최근 주가하락의 내부적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일부 통신서비스주가 차익거래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근본적으로는 세계 통신서비스주 약세가 국내 관련주의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며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국내 통신서비스주가 악재에만 노출돼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