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인디컬처:디지털라이프&컬처>온라인 강의실 교육혁명 이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인류 석학들이 서양 철학과 교육의 전통을 마련한 지 2500여년이 지났다.

 그동안 인류는 우주선, 슈퍼컴퓨터, 인공지능, 생명공학 등 새로운 세계에 끊임없이 도전했고 그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인류가 축적한 이 모든 것들이 교육을 토대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제다.

 하지만 인류가 기원 전부터 지금까지 이룩한 수많은 성과와 교육을 비교했을 때 교육 본질적인 측면에서의 진전은 입에 담기 부끄러울 정도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시대를 풍미했던 2500년전과 마찬가지로 최근까지 학습이라는 개념은 교실이라는 제한된 공간에 갇혀 미리 예정된 시간에 정해진 강의를 듣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등장한 컴퓨터와 인터넷 등 정보기술(IT)의 등장은 2500년 이상 인류가 경험해 온 교육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다. IT를 기반으로 하는 이른바 ‘교육 혁명’이 발발한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한꺼번에 초월해 언제 어디서나 유아, 가정주부, 장애인, 노인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교육의 기회를 잡을 수 있고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교육 수준과 여건을 비롯해 교육을 위한 비용과 시간 등 오프라인 교육의 모든 한계를 사이버교육이 한 순간에 초월한 것이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한 사이버교육은 인류가 2500여년을 쌓아온 교육 현실이 처한 모순을 극복하고 교육의 ‘주류(mainstram)’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사이버교육은 이제 막 옹알이를 끝낸 유아, 초·중·고교와 대학 등 각급 학교는 물론 오프라인 학원, 기업이나 관공서 등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고 이런 움직임은 계속되리라는 전망이다.

 이제 더 이상 밀폐된 공간과 정해진 시간이 아니어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교육시스템이 뿌리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사이버교육과 관련해 가장 큰 변화를 겪은 분야를 꼽으면 역시 대학이다.

 그동안 몇몇 대학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독자적으로 사이버대학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지 불과 2∼3년 만에 대학 교육은 급속도로 변모했다.

 지난해 정보통신부는 정보통신 전문교육을 위해 전국 14개 대학을 연결하는 ‘정보통신 사이버대학’을 출범시킨 바 있다.

 14개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들은 현재 소속 대학과 관계없이 사이버교육을 통해 다른 학교의 수업을 시공간 제약을 극복하고 수강해 학점을 인정받고 있다. 사이버대학이 문을 열기 이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초에는 한국디지털대학(KDU), 한국사이버대학(KCU), 열린사이버대학(OCU), 서울디지털대학(SDU), 경희사이버대학, 세종사이버대학, 서울사이버대학, 세민디지털대학 등 모두 9개 사이버대학이 개교해 매 학기마다 6000여명 이상이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밖에 서울대와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 전국 주요 대학들은 자체적으로 사이버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재학생 교육에 십분 활용하고 있다.

 또 이들 대학은 일반인의 재교육과 평생교육을 위한 별도의 사이버교육센터를 운영해 대학이 보유한 양질의 학습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교육 본산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처럼 본격적인 사이버대학 시대 도래와 함께 발전방향을 모색하고 활성화를 위해 한국사이버교육학회와 전국대학사이버교육기관협의회가 잇따라 설립되는 등 학계와 업계는 물론 관련 정부부처 및 기관까지도 발벗고 나섰다.

 가정 방문 교사와 오프라인 시험지만으로 가능했던 유아 대상 교육시장은 사이버교육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오락(entertainment)’과 ‘교육(education)’의 합성어인 ‘에듀먼트(edument)’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이 분야에 수요와 공급은 일반인의 예상을 초월한다. 플래시 애니메이션과 3차원 가상현실 등 오락적 요소와 영어·수학 등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접목시킨 유아대상 사이버교육 관련 사이트는 하루에도 수십개씩 생겨나고 있다. 2∼3년전만 해도 초·중·고교 등 각급 학교 교실에서 이같은 일은 상상할 수 조차 없었다.

 정부가 올해 각급 학교에 초고속통신망을 깔면서 이제 흰색분필과 검은 칠판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이르렀다. 학생들이 컴퓨터에 접속해 교사와 함께 웹 사이트를 이동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검색·가공·교류하는 등 실시간 인터액티브 멀티미디어 교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또 컴퓨터를 통해 HTML 문서로 제작된 교재를 보면서 강의를 듣고 교사는 전자펜으로 기록하면서 음성으로 강의를 진행한다. 학생들은 언제든지 질문이 있을 때 문자채팅 또는 음성으로 궁금증을 풀 수 있다.

 강의가 끝나면 예습·복습을 위한 웹문서 강의교재와 평가문제를 받게 되고 웹메일이나 게시판에 글을 올려 교사로부터 답장을 받게 된다. 특히 초·중·고교는 정부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발전 전망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월등히 희망적이다.

 한 예로 인천교육청은 올해 1억원의 특별예산을 관내 초·중·고교에 지원해 사이버교육 선도학교로 양성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사이버교육 시대 도래와 함께 나타난 기업 및 금융기관, 관공서 등 학교외의 현장에서 발생한 사이버교육 열기는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이미 삼성·현대·LG·SK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원 교육 및 사내연수 등에 사이버교육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고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사이버교육이 기업 임직원 교육의 중심 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교사나 공무원들의 연수교육에는 집체연수가 통상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사이버교육은 오프라인 연수교육에도 변화를 강요하고 나섰다.

 일선 교사들을 대상으로 정보화 연수를 사이버교육으로 실시한 바 있는 일선 교육청 관계자들은 통상적인 집체연수 때보다 교사들의 호응도가 높아 이를 더욱 확대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분야와 대상을 가리지 않는 사이버교육의 확산은 이제까지의 교육체계를 통째로 바꾸어 놓았다. 나아가서는 직장에 다니면서 또는 가사 일을 보면서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석·박사 학위를 딸 수 있는 날을 앞당길 것이 분명하다.

 기존 교육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변화시킨 사이버교육은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보다 나은 교육효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미래가 밝다. IT혁명은 인류 역사 가운데 가장 짧은 기간에 큰 폭의 변화를 이끌었다. IT를 기반으로 한 사이버교육의 혁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그 변화의 물줄기는 지금까지 경험한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세게 몰아칠 것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