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서비스가 기업시장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토종장비업체들이 외국기업과의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새롬과 다음 등 전문기업 외에도 하나로통신, 온세통신, PC통신 3사, 별정통신업체들이 폰투폰 인터넷전화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지만 장비(솔루션)분야에서 국산제품이 최근들어 대만 및 미국기업 공세에 밀려나는 모습이다.
최근 온세통신은 미국 인터넷전화업체인 클래런트와 이라큘라로부터 6000만달러 상당의 투자를 받아 기업용 인터넷전화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하나로통신도 올초 휴렛패커드(HP)로부터 벤더파이낸싱 지원을 받아 게이트키퍼를 설치했다.
본사와 지사를 연결하는 인터넷 전화의 경우에도 인텔, 유너스테크놀로지, 씨에스테크놀로지 등이 대만업체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가입자용 단말기(CPE:Consumer Premise Equipment)를 공급받아 시장공세에 나섰다.
특히 대만산 제품은 물품 공동구매방식을 활용하는 한편 동남아 저임금 지역에서 제품을 생산해 저가공세를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대만산은 1포트 CPE 공급가격이 100달러 미만인데다 기업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는 4 및 8포트 CPE도 400달러선에 불과하다. 반면 국산장비는 1포트 CPE가 400달러, 4포트 CPE가 1000달러 이상이다.
이에 따라 국산 솔루션업체들은 개발비도 건지지 못할 헐값에 제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실제 휴먼테크날리지는 최근 출시한 4포트 CPE 공급가격을 150만원대로 고수하고 있지만 대만산 저가공세에 밀려 가격인하를 검토중이다. 브레인21도 일반공중전화망(PSTN)으로 전환할 수 있는 8포트 CPE인 ‘넷홀800’을 개발했으나 적정 가격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