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 효율 이제는 해외사업장 차례다.’
해외지사나 현장사무소, 공장 등 해외사업장의 경영 효율화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들어 기업의 경영 투명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본사에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을 끝낸 기업들을 중심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해외 59개 법인을 묶는 ERP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사 최초로 해외 68개 현장 및 지사를 묶는 ERP시스템을 구축중이다. 내년 4월 1단계 가동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이번 프로젝트는 재무회계·고정자산관리·관리회계·자재구매·자금관리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후 영업관리·공정관리·하도관리 등 전 업무영역으로 범위를 넓힌다. 또 국내 굴지의 한 자동차사도 해외 ERP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ERP 구축은 국내 정보시스템과 통합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기술적 어려움에다 자금거래가 일어나고 있는 수십여개 국가의 환율정보를 넣어야하는 등 시스템구성 자체가 국내보다 복잡하다.
그럼에도 불구, 기업들이 해외 ERP 구축에 관심을 높이고 있는 현상은 매출을 비롯해 자재 구매 등 비용과 자산이나 자금운영 현황 등에 대한 정보가 본사에 실시간으로 전달되지 못함에 따라 해외사업장 경영전반에 관한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 투명성이나 효율성을 올리기 위한 그간의 노력이 ‘반쪽짜리’로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건설만 해도 채권단으로부터 받은 감사결과 본사 상황은 한눈에 파악되는데 해외경영 현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부러 감추려고 하는 것이 아닌데도 해외 사업장 현황은 명쾌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 이정헌 상무는 “반기 결산을 해도 해외경영 결과는 한두달 늦게 처리하는 것을 일상적으로 받아들여 왔다”며 “결산일정을 단축해 경영상태를 조기에 파악하는 것을 비롯해 궁극적으로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해외현장 경영 데이터를 정확하게 파악해 기업 투명성과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59개의 해외법인 전체에 ERP 시스템 구축을 완료한 삼성전자는 전세계 어느 지역의 판매현황이나 생산현황을 국내에서 즉시 파악할 수 있어 실시간으로 실적분석과 대책수립이 가능하며, 해외법인의 매출과 손익결산을 끝내는 순간 본사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