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센터에 대한 테러는 미국의 정보기술(IT) 업계에 직간접적으로 적지 않은 피해를 줬다. 아카마이의 공동창업자인 대니얼 루인<사진>을 비롯해 선·오라클의 일부 직원 등이 테러로 폭사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일부 세계무역센터 입주업체나 인근지역 업체들은 건물 붕괴로 적지 않은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주요 IT업체들은 일시적으로 사무실 문을 닫은 후 직원들을 집으로 돌려보냈으며 보안을 강화하는 등 추가 테러에 대한 대비에 들어갔다.
이번 테러로 남쪽 건물 25층과 26층에 판매 사무실을 갖고 있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가장 큰 피해를 보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회사의 대변인인 페니 브루스는 아직까지 얼마나 많은 직원들이 비행기 충돌 당시 건물에 남아있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계무역센터 53층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소프트웨어 업체인 트리플홉테크놀로지도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예상되나 이 회사는 언급을 거부했다.
오라클은 직원 한 사람이 납치된 비행기 중 한 대에 탑승했으며 일부 직원들이 무역센터에서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의 회장 겸 CEO인 래리 엘리슨은 이에 대해 자세한 언급은 피하고 “세계 3대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최고 경영진들은 모두 무사하다”고만 밝혔다. 이 회사는 뉴욕 다운타운 남부 사무실 문은 닫았으나 1회계분기 실적 발표는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다른 IT업체들도 추가 테러를 우려해 단속에 들어갔다.
인텔도 사무실과 전세계 각지의 공장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는 한편 모든 미국 직원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인텔은 워싱턴에 10여명이 일하는 작은 사무실을 갖고 있으나 국방부 건물과는 거리가 있어 모두 무사했다. 게이트웨이도 맨해튼 지역 매장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았으나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휴렛패커드는 맨해튼 사무소의 80명과 워싱턴의 20명 등 100명의 직원을 철수시킨 것은 물론 샌프란시스코와 LA지역의 직원들도 집으로 돌아가도록 조취를 취했다. 모토로라는 워싱턴 이외 대부분의 사무실 문을 열었지만 보안을 강화했으며 뉴욕과 워싱턴의 경찰 및 소방 당국을 돕기 위해 ‘위기팀’을 급파했다.
EMC 역시 맨해튼과 워싱턴 사무실이 문을 닫고 자체 보안을 강화하는 한편 무역센터에 입주해 데이터를 잃은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위기센터’를 가동했다.
어도비시스템의 경우 새너제이 본부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향하는 항로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사무실문을 닫았으며 여행중인 직원들은 현재의 위치에서 48시간 동안 머물 것을 주문했다.
이밖에 MS는 뉴욕과 워싱턴 사무소의 문을 닫고 직원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BEA도 새너제이 본부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뉴저지 등의 주요 사무소 문을 모두 닫았다.
<국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