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부문이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PC업계는 보름 앞으로 다가온 윈도XP 출시를 앞두고 윈도XP붐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XP마케팅을 그대로 진행할 것인지 혹은 더 나아가 미국의 PC경기에 악역향을 미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선 이달 선적예정인 2만5000대의 PC수출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미국 현지에 10일 분량의 재고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테러의 영향이 장기화될 경우 PC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내 PC판매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10월 물량까지는 계약을 완료해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사건이 향후 수출계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하고 있다. 다음달로 예정된 윈도XP붐이 그대로 일 것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삼보컴퓨터는 특히 모두 멕시코 공장을 가동중인데 국경 폐쇄로 단기간 PC생산 물량을 미국에 반입하는 것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LG전자의 경우도 컴팩과 IBM에 주로 노트북 PC를 수출하고 있어 항공기 운항중단에 따른 피해가 예상외로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변기기의 경우도 타격이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광저장장치 수출은 정규계약 물량은 선박으로 운송하고 긴급물량은 항공기로 운송해 왔는데 이번 사건으로 인해 긴급물량의 수출은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삼성·LG 모두 멕시코에 모니터 공장이 위치해 있어 미국 현지의 모니터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광저장장치나 LCD모니터, 노트북PC 등은 항공기를 통해 수출이 이뤄지고 있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큰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월드트레이드센터가 세계 금융중심지인 만큼 이의 복구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서버업체의 국내 물량 반입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IBM·한국HP·한국썬 등 다국적 기업들은 미국으로부터 서버제품을 반입해야 하는데 미 공항 폐쇄로 인해 제품 반입이 어려워져 일부는 고객인도 시점의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경기비관을 이유로 부품현지구매(IPO)의 물량을 줄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은 뚜렷한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피해상황이 집계되지 않았을 뿐더러 테러로 인한 미국측의 일방적인 조치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의 경우는 이와 관련, 본사의 지침이 아직 전달되지 않아 뚜렷한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