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인디컬처:디지털엔터테인먼트>디지털AV-진짜 안방극장 `큐` DVD

 ‘진짜 안방극장시대가 열린다.’

 비디오(VCR)가 대중적으로 보급된 90년대. ‘안방극장’이라는 말은 하나의 유행어가 됐다. 그런데 또 다시 ‘안방극장시대’가 열린다고 난리다. 그러면 지금까지의 ‘안방극장’은 가짜였다는 말인가. 

 땀구멍까지 보여주는 생생한 화질, 극장을 연상케하는 서라운드 입체음향. 이른바 ‘꿈의 미디어’로 불리는 DVD(Digital Versatile Disk)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안방극장’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고 있다.

 DVD플레이어는 한때 10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 때문에 일부 마니아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VCR 가격과 비슷한 30만∼40만원대로 가격이 내리면서 최근 들어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DVD플레이어는 약 6만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올들어 4월까지 판매량이 6만대를 돌파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20만대 이상이 판매될 전망이다.

 전자상가에서는 DVD플레이어가 VCR 판매를 앞질렀다. 신혼부부의 혼수품 순위에서도 상위로 올라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2, 3년 후 DVD플레이어가 VCR를 완전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VD플레이어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영화같은 화질과 CD보다 나은 음질을 재생할 수 있기 때문.

 DVD는 수평해상도 500선 정도로 영상을 재생한다. 때문에 비디오테이프(240선)보다 2배 정도 화질이 뛰어나다. DVD의 명작으로 꼽히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경우 현장감 넘치는 영상은 물론 인물들이 나누는 대사, 총알이 날아가는 소리, 폭탄이 터지는 소리 등이 마치 현실처럼 다가온다. 소리를 5가지로 분리해 출력해주는 ‘5.1채널 지원’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디지털 방식이어서 반복재생해도 화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CD의 약 6배인 4.7Gb 분량의 자료를 저장할 수 있어 ‘전쟁과 평화’와 같은 6시간이 넘는 대작도 거뜬하게 소화할 수 있다.

 최대 8개 국어로 대사, 32개 국어로 자막처리가 가능하고 화면확대와 저장 등 다양한 부가기능이 있는 것도 DVD의 매력이다.

 국내에서 DVD플레이어를 생산하는 업체는 LG전자, 삼성전자, 해태전자, 아남전자, 뮤테크 등 10여곳. 이들은 30만원대 보급형에서부터 70만∼80만원의 고급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과 기능의 플레이어를 선보이고 있다.

 최상의 환경에서 DVD를 감상할 수 있는 DVD방도 속속 탄생하고 있다. ‘마기클럽’ ‘스타맥스’ 등 DVD방 전문체인점에는 일주일에 1, 2회씩 찾는 ‘단골손님’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엔 영화마을 등 일부 비디오대여 체인점에서 DVD 타이틀을 2000원 정도에 빌려 볼 수 있다. ‘안방극장’이 디지털로 새옷을 갈아입는 것은 시간문제인 셈이다.

 그러나 콘텐츠 부족은 국내 DVD시장이 안고 있는 시급한 과제다. 미국의 경우 1만여편의 타이틀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700여종의 타이틀 정도만 시판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미국 등지에서 타이틀을 사들이는 마니아들도 적지 않다.

 다행히 메이저 영화배급사들이 올해부터 국내에서 DVD 신작 타이틀을 출시하고 있어 머지 않아 작품난이 해소될 전망이다. 특히 워너브러더스, 컬럼비아트라이스타, 20세기폭스, 브에나비스타 등 직배 영화사들은 비디오테이프와 DVD 타이틀을 동시에 출시하는 전략을 구사, DVD 저변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DVD가 비디오테이프와 레이저디스크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디지털 마인드’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우리나라도 이젠 DVD가 대세다. 극장의 감동을 안방에서 느끼는 시대가 이미 성큼 다가와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