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테러 대참사>뉴욕 `통신혼란` 교훈

 *국가적 재난 상황 대비 통신망 정비 시급하다

미국 대참사의 여파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한 통신망 정비 및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다.

 사고현장인 미국 뉴욕 맨해튼은 세계경제의 중심지이며 미국 경제의 심장부일 뿐 아니라 유선과 무선통신망이 거미줄처럼 얽혀 미국으로 들어가고 전세계로 퍼져나가는 세계통신의 요충지이다.

 그런 만큼 이번 사태는 세계 여러 나라에 재앙예방과 재난발생 후 사후처리를 위해 통신을 어떻게 활용해야할 것인지를 교과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통신망은 국가 기간인프라인 점에서 전쟁상황에 준하는 이번과 같은 사태속에서 국익과 국민안전을 위해 우선 활용되어야 하는 대원칙을 안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통신망 개념을 단순히 음성과 데이터를 전달해주는 매체라는 의미에서 나아가 테러 방어망, 재난 구제시스템, 국가비상 연락망으로 확장해 계획하고 구축할 필요가 제기된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한국통신 관계자는 “통신망이 지금의 통신망 그 자체에 머물러서는 우리나라가 현재의 미국과 같은 상황을 겪을 경우 상상하기도 힘든 혼란상황이 도래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통신망에 대한 국민인식을 바꾸고, 국가의 통신망 구축및 추진체계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사고직전 비행기 안의 탑승객이 비행기 납치사실을 이동전화를 통해 알려온 점을 고려할 때 무선통신망에 대한 고도화, 안정화 작업은 더없이 절실한 과제로 떠오른다. 이동전화 사용이 전국민적으로 대중화됐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선 비행기안의 사고소식을 전할 수 있는 이동전화서비스가 불완전할 뿐 아니라 그런 체계가 완비돼 있지도 못한 실정이다.

 아울러 위성 등을 이용해 여러 채널의 비상 통신루트를 확보하는 것도 이번 사태에 비춰볼 때 주요한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을 비롯한 각종 통신망과 관련 설비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져야하며 비상사태에 대비해 백업 통신망, 우회통신 루트를 만들어 대비하는 것도 사후복구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과제다”라고 말했다.

 유선은 일단 파괴되고 나면 복구하는데 많은 시간과 물리적인 장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유무선망을 효과적으로 배치하고, 계획함으로써 유선망 손실시 무선활용도를 높이고 반대로 무선의 비안정적 성격은 유선으로 커버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 것이다.

 사상 유례가 없는 이번 사태를 통해 유무선 통신인프라를 국가이익에 맞게 개선하고 정비하는 타산지석으로 삼는 지혜가 요청되는 때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