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인디컬처:모바일 콘텐츠>모바일콘텐츠 게임

 포장마차 안에서 두 남자가 노려보며 말한다.

 “나는∼.”(유오성)

 “나는 죽어도 지는 건 못참는다.”(장동건)

 불꽃튀는 두 사람의 눈빛, 마치 금방이라도 주먹이 날아갈 듯한 상황이다.

 “재밌어?”(포장마차 아줌마)

 하지만 이들은 영화에서처럼 사시미칼과 쇠파이프가 난무하는 무서운 대결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 격투게임으로 진짜 진검 승부를 가리고 있다.

 영화 ‘친구’의 두 주인공인 유오성과 장동건이 이제 영화 밖으로 나와 모 이동통신사의 광고에서 다시 한번 심각한 대결을 벌이는 것.

 모바일 격투 게임을 즐기는 친구의 두 주인공을 묘사한 이 CF는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게임 열풍을 대변한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 컴퓨터에 유선망을 접속하는 대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게임 속으로 빠져드는 모바일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최근 LG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이지아이’에 접속하는 고객의 60%가 게임을 즐길 정도로 모바일 게임은 가장 각광받고 있는 무선인터넷 콘텐츠다.

 SK텔레콤·신세기통신·KTF 등 다른 이동통신서비스업체 역시 비슷한 추세다.

 이처럼 모바일 게임이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무선통신에 익숙한 m(mobile)세대들이 있기 때문이다.

 m세대들 사이에서는 휴대폰이 다양한 즐거움을 주는 엔터테인먼트 도구 일순위다.

 친구들과 문자메시지를 교환하는 일에서부터 e메일 송수신·모바일 게임·경매·미팅 등 모바일 콘텐츠가 m세대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모바일 게임은 m세대들 사이에서 엄지 손가락 하나로 모든 것을 즐기는 ‘엄지족’이라는 신조어를 창출할 만큼 각광받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무엇보다 쉬운 ‘접근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언제 어디서든 휴대폰만 가지고 있으면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버스를 기다리거나 지하철로 이동할 때, 심지어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있을 때에도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따라서 게임을 위해 굳이 컴퓨터나 게임기를 살 필요도 없다.

 또 모바일 게임은 그래픽이나 게임방법이 단순해 일면 조잡해 보이기도 하나 오히려 게임방법이 쉽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등의 복잡한 PC게임과 달리 조작방법을 일일이 배울 필요가 없어 여성들에게는 심심풀이 여가로 모바일 게임이 제격이다.

 이처럼 모바일 게임이 차세대 게임산업으로 부각되면서 게임 개발에 나선 회사만 100여개를 넘어서고 있으며 관련 콘텐츠 수도 300여종을 넘어서는 등 모바일 게임 붐이 일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흔히 두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하나는 게임 소프트웨어를 휴대폰에 다운로드해 오프라인 상태에서 이용하는 방식.

 나머지는 휴대폰으로 무선 인터넷에 접속한 상태로 게임을 즐기는 형태다.

 지난해까지는 텍스트 위주의 WAP게임이 모바일 게임의 주류를 이뤘으며 최근에는 버추얼머신(VM)을 이용한 다운로드 게임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특히 기존 WAP게임이 항상 무선인터넷에 접속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요금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면 VM게임은 매번 무선 인터넷에 접속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모바일 게임은 약 300여종에 달한다.

 ‘고스톱’ ‘테트리스’ ‘포커’ ‘퀴즈’에서부터 ‘모바일 알까기’ ‘버블버블’ ‘낚시 게임’ ‘인베이더’ 등 다양한 장르를 포함하고 있다.

 또 무선인터넷 공간에서 게임으로 연인을 만드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도 인기를 끌고 있으며 ‘모바일 삼국지’ ‘세인트 페노아’ ‘봉신전’ 등과 같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도 있다.

 특히 모바일 이용인구가 늘어나면서 게임의 소재와 장르 등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콘텐츠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은 20억원에 불과했다. 모바일 게임을 보다 쉽게 즐기기 위해서는 신형 휴대폰의 보급이 보다 가속화돼야 하나 단말기 보조금 제도 폐지, 일부 이동통신사의 마케팅 제한 등으로 시장확대가 용이치 않은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리니지’ ‘포트리스’ 등 온라인 게임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비교적 단순한 모바일 게임의 성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영국의 IT 컨설팅업체인 ARC그룹(http://www.arcgroup.com)은 최근 ‘무선 엔터테인먼트’라는 보고서를 내고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다운로드한 게임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모바일 게임 인구가 올해 570만명, 2004년에는 7820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2006년에는 모바일 게임 인구가 8억5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전세계 공용의 엔터테인먼트 문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오픈타운의 권오형 사장은 “컬러휴대폰이 일반화되는 올 연말 이후에는 모바일 게임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대중적 게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특히 국내 모바일 게임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에 있어 세계 시장 제패로 이어질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