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인디컬처:디지털라이프&컬처>확 바뀐 `생활 풍속도`

 수년 전부터 불기 시작한 인터넷 열풍으로 일반인들의 생활 풍속도도 크게 달라졌다. 인터넷을 통해 각종 정보를 검색하고 메일을 송수신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제 ‘돈’이 오고 가는 경제활동까지 인터넷을 기반으로 자유롭게 활용하게 된 것이다.

 상거래 활동에서부터 인터넷뱅킹이나 사이버트레이딩 등 금융거래,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상거래 및 마일리지 축적과 소비 등 일상생활의 모든 경제활동을 인터넷으로 처리가능한 시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눈부신 기술발전과 네티즌의 인식변화 등으로 단순한 정보교환 수단으로 출발했던 인터넷은 이제 현대인의 바쁜 시간을 절약하면서도 대부분의 경제활동을 처리할 수 있는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단단히 자리매김을 하게 된 것이다.

 인터넷 금융거래는 세계에서 우리나라 사례를 벤치마킹할 만큼 관심의 대상이 됐다. 인터넷 금융으로 가장 먼저 활성화된 부분이 바로 인터넷 주식거래, 즉 사이버트레이딩이다. 인터넷에서 주식을 팔고 사는 사이버트레이딩 시스템은 약 2년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삼성· LG·대신증권 등 국내 대부분의 증권사가 사이버트레이딩 서비스를 개시, 엄청난 수수료 수입을 챙겼고 온라인만을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증권사도 등장하기도 했다.

 인터넷 주식거래는 전체 거래 금액 가운데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대중화됐다. 일일이 객장을 찾아가 매수 매도 주문을 내기보다 안방에서, 직장에서 원하는 주식을 사고 파는 행위가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러워진 것이다. 직장에서 증권사 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막는 경우도 생길 정도였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불황과 주가하락으로 거래 자체가 줄긴 했지만 사이버 트레이딩 이용인구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트레이딩 열풍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자 뒤를 이어 인터넷뱅킹이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인터넷뱅킹은 인터넷에서 계좌조회, 계좌이체 등 다양한 금융거래를 이용하는 것으로 서비스 초기 제기됐던 데이터 유실 및 해킹 등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서 올초부터 이용자수가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 3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뱅킹 등록자수는 529만명으로 지난해 말 409만명에 비해 29.5% 증가한 데 이어 6월에는 62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이용자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뱅킹을 기반으로 한 부가서비스도 늘어나 이용자수는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우선 각 금융기관에 흩어져 있는 금융정보를 한데 모아 한 화면에 보여주는 계좌통합은 인터넷뱅킹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표적인 서비스다. 각 금융기관의 인터넷뱅킹 화면을 그대로 긁어들여오는 ‘스크린스크래핑’ 방식을 이용하는 것으로 한미·한빛·제일은행, 삼성카드 등 대부분의 은행 및 카드사가 제공중이다. 최근 들어서는 각 인터넷 사이트에서 결제수단으로 인터넷뱅킹 모듈을 연계시켜 이용자가 주문 후 바로 결제까지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금융거래뿐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물품을 판매 및 구매하는 전자상거래 시장도 급성장했다. 우리나라에 전자상거래가 처음 도입된 것은 약 5년 전. 인터파크와 헬로우서울(현 롯데닷컴) 등을 중심으로 종합쇼핑몰을 선보였고 최근 들어 매출실적이 전년대비 500%까지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큰폭의 성장은 책이나 CD 등으로 국한됐던 판매상품 종류가 최근 의류에서부터 가구 등 각종 생활용품은 물론 쌀이나 과일 등 농축산물 등으로 급속히 확대된 데 힘입은 것이다. 다시 말해 전자상거래는 더이상 학문이나 특정인의 전유물이 아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일상생활의 도구로 떠오른 것이다.

 인터파크의 이기형 사장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는 일에서부터 은행업무를 처리하고 주식을 사고파는 등 인간의 모든 경제활동을 이제 인터넷상에서 처리하는 시대가 됐으며 이는 바로 경제활동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변혁”이라고 말했다.

 어디 실제 물품 판매에만 그치는가. 각종 생활용품이 20대 이상 경제활동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 주로 10대를 위주로 하는 아바타 상거래로 청소년층까지 인터넷 경제체제로 끌어들였다. 영화나 연극, 콘서트 등 각종 공연예약이나 항공권, 여행상품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모든 상거래를 이제 인터넷으로 처리하는 데 네티즌들은 점점 더 익숙해져가고 있다.

 뿐만 아니다. 앞으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어질지도 모른다. 오프라인에서 획득한 마일리지를 온라인에서 소진하기도 하고 온라인을 통해 얻은 포인트를 실생활에서 물건을 사는 데 쓰는 일도 이제 자연스럽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SK그룹의 오케이캐쉬백(http://www.okcashbag.com)이다. SK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넣고 적립한 포인트와 가맹점으로 등록된 외식업체에서 식사 후 적립한 포인트 등을 한데 모아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수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이처럼 상거래가 크게 성장한 데는 다양하고 믿을 수 있는 지불결제 수단이 대거 등장했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제까지 전자상거래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결제수단은 역시 신용카드다. 전체 전자상거래 거래 금액의 70∼80% 가량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최근 급부상한 디지털콘텐츠, 즉 영화나 MP3파일, 또는 아바타 관련서비스 등의 결제에는 소액결제 서비스가 인기다. 신용카드가 1000원 미만의 금액을 처리할 수 없고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청소년층이 주 고객인 디지털콘텐츠에는 당연히 온라인 전자화폐나 휴대폰결제, ARS결제 등 소액결제가 안성마춤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