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IT시대를 향해 뛴다>대학도 가세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 과학기술의 메카로 불리는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과학기술원(KAIST·원장 홍창선).

 KAIST는 지난 71년 설립 이후 국내 최고의 교수진을 바탕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NT 분야나 바이오·신소재를 비롯해 반도체 등 첨단분야의 국내 기술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해왔다.

 매년 800억원 가량이 집행되는 27개의 연구센터와 12개의 연구소 내 일반연구센터 60곳에서 쏟아내는 산업재산권은 지난해 기준으로 특허출원 318건, 특허등록 162건이나 되며 논문의 경우 국내 발표가 743편, 국외 발표 1882편 등 총 2625편으로 활발한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 시장을 상대로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연구센터로는 꿈의 반도체로 불리는 테라 크기(머리카락 굵기의 2000분의 1) 수준의 50㎚급 트랜지스터를 지난해 말 개발한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의 나노CMOS238팀(팀장 신형철 교수)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이 개발한 기술은 기존 반도체 제조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고성능 반도체 소자 제작기술을 세계 처음으로 제시했다.

 최근 나노CMOS팀은 30㎚급 반도체 소자를 개발, 성공적인 테스트 결과를 얻은 바 있으며 10년 후면 이 기술이 인터넷이나 컴퓨터 등에 적용돼 실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지난 상반기 설립된 반도체자산설계교육센터(SIPAC·소장 유회준 교수)는 5년 후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특허청의 지원을 받아 재활용 가능한 반도체설계자산(SIP) 과제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반도체 시스템을 하나의 칩에 제작하는 시스템온칩417(SoC417)을 기반으로 시스템IC의 설계 및 SIP의 생산·보호·유통 등의 체계화에 나서고 있는 것.

 이밖에 고집적 반도체 및 액정 디스플레이 등에 필수적인 감광성 고분자 등을 연구하고 있는 고성능집적시스템연구센터(CHIPS327), 단일 칩 라디오 등 개인휴대정보시스템의 핵심기술을 개발 중인 미세정보시스템연구센터(MICR188OS), 국내에서 처음으로 3비트짜리 양자 컴퓨터147를 개발해 이 분야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광양자정보과학사업팀 등이 10년 후를 준비하고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포항공대

‘최첨단 연구시설과 고급인력이 모여 있는 사이언스빌리지, 발표논문 세계 수준급의 대학, 아시아 최고의 과학기술대학, 산학연 협동의 요람….’

 개교 15주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포항공대를 일컫는 수식어는 화려하다.

 이처럼 과학 한국의 초석을 다져온 포항공대(총장 정성기)가 최근 미래기술인 나노기술(NT)으로 세계 과학 명문대학의 대열에 바싹 다가서고 있다.

 기초과학과 공학 분야의 각종 첨단연구를 수행하고, 특히 소재산업 관련 연구로 세계 과학사에 획을 그어가고 있는 포항공대는 차세대를 이끌어갈 핵심기술인 NT를 통해 또 한번의 숨가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7월 포항공대는 NT 분야의 주도적인 기반 기술 확보 및 원활한 산업화를 모색하기 위한 나노기술산업화지원센터를 설립했다.

 나노기술산업화지원센터(센터장 정윤하)는 포항공대와 전자부품연구원(KETI)·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3개 기관에 각각 나노소자개발센터와 나노소재기술개발센터 등 3개 NT 전문특화센터를 두고 NT의 산업화 기반 구축, 장비교육훈련, 나노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소재, 전자통신, 의료, 에너지·환경, 항공우주 등 산업 전반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될 NT의 산업화지원센터 설립은 향후 포항공대가 NT의 메카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포항공대에는 현재 나노기술산업화지원센터와 긴밀한 협력연구를 수행할 여러 연구소들이 포진해 있다. 이 가운데 지난 4월에 설립된 바이오나노텍연구센터(센터장 박준원)에서는 분자생명과학부·물리학과·화학공학과 등 6개 학과 24명의 교수가 참여해 활발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포항공대는 앞으로 21세기 핵심기술인 NT의 지원 및 개발, 인력양성, 산업화 기반기술 개발 등을 통해 NT 연구 및 기술이전의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서울대학교

서울대 미생물연구소는 지난 5일 김치에서 분리한 토종 유산균 ‘류코노스톡 김치아이’의 게놈지도 초안을 완성했다.

 이 연구소의 강사욱 소장은 염기 210만쌍, 유전자 2000여개로 이뤄진 김치아이의 유전자 염기서열 99%가 해독됨으로써 김치 종주국인 우리나라가 김치과학 및 김치의 세계화를 확립하는 데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서울대에는 많은 연구인력들이 차세대산업이 기초가 될 연구 분야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달 중순 자연대와 공대·농대·수의대·의대·치대·약대 등 7개 단대 학장들의 추천을 받은 15명의 교수로 ‘서울대BT활성화협의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연구계획 마련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서울대는 생명공학 유관 분야 교수진이 힘을 모아 21세기 세계 경제의 핵심기술로 부상 중인 생명공학기술(BT)의 메카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수립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바이오엔지니어링과 바이오메디슨·바이오사이언스 등 3개 분야에서 교수들의 연구과제를 제출받아 선정된 분야를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서울대는 앞으로 이런 BT 분야뿐만 아니라 NT·ET 등 차세대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학교 측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며 미국과 일본·유럽연합 등 선진국의 대학·연구소를 벤치마킹하고, 특히 장기적으로 인접학문 분야간 공동연구 활성화를 위해 대학원 과정의 복수전공과 전공학점 상호인정 등 교육과정 개편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고려대

고려대학교(총장 김정배)는 연구지원실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4대 신기술 분야 투자와 연구를 펼쳐왔다. 4대 신기술에 대해 고려대는 그동안 펼쳐온 연구의 폭을 심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투자와 활발한 연구활동을 보인 정보기술(IT) 분야는 정보통신기술공동연구소를 중심으로 컴퓨터과학기술연구소·반도체기술연구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의 정보를 보호하는 정보보호기술연구센터를 설립, 학제간 연구를 통한 암호기술의 첨단화와 정보보호시스템 안전성 평가의 기술력 제고, 암호 관련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국내 정보보호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바이오기술(BT) 분야는 생명공학연구소와 생명과학연구소·임프란트연구소·유전병연구소·인공시각연구소·세포사멸연구소 등 생명공학부와 의대 등 관련 학과를 중심으로 생체 기능과 질병현상 등에 대해 연구 중이다.

 최의주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세포사멸연구소는 고려대에 유일하게 설치된 연구 분야로 국가전략적 핵심생명공학기술 개발과 고급연구인력 양성, 산학연 협력과제 도출, 연구소 전문 분야 저서 발간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고려대는 올 상반기 나노과학연구소를 개설하고 NT 개발과 다른 학문과의 연계를 추진 중이다. 이철의 물리학과 교수가 소장은 맡은 나노과학연구소는 학제간 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의소 교수팀을 중심으로 하는 환경기술정책연구소를 비롯해 고려대는 환경기술(ET)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환경기술정책연구소와 청정화공시스템연구소·자연화공보전연구소 등을 통해 질소와 인 같은 영양물질 유입으로 부영양화, 용존산소 고갈 등 수질악화 를 방지하기 위한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기술개발 연구를 수행 중이다. 또한 오폐수처리장의 시설 진단을 병행해 기존 시설의 효율적인 이용 계획과 발전 계획 등을 수립하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연세대

연세대학교(총장 김우식)는 기초·응용과학 분야에서 국내 첨단과학기술 분야를 선도하고 세계 100위권 내의 연구중심 대학으로 발전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보기술(IT)·나노기술(NT)·바이오기술(BT)·청정기술(CT785)을 중심으로 4개 연구단을 구성했다.

 전기공학과 김재석 교수를 단장으로 하는 IT연구단은 IT 차세대멀티미디어통신기술과 초고속시스템, IC설계 연구, e비즈니스 기반기술과 핵심 소프트웨어, 차세대 무선통신을 이용한 생체정보계측기술, 초고속인터넷 기반 원격진료시스템 개발을 핵심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공학은 물론 이학과와 지식정보화연구센터·정보대학원이 IT연구단에 참여, 학제간 협력을 추진 중이다.

 나노소자와 나노소재로 이원화된 NT사업단은 대학원 물리사업단과 이학·공학·의학의 관련 분야가 참여하고 있다. NT사업단의 나노소자 분야는 원자 조작에 관한 기초연구를 핵심과제로 나노 구조체와 분석기법, 신기능 나노소재 개발연구를 수행한다.

 나노소재 분야는 나노소재 개발 및 응용연구를 중심으로 나노입자 합성 신공정 개발, 생물적 합성 나노입자, DNA824 유전자 발현 나노구조체 개발 연구에 역점을 두고 있다.

 세포게놈기능연구를 핵심과제로 하고 있는 BT사업단은 질환·모델생물·생물소재·식물체 게놈기능연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사업단은 생물학과 김영민 교수가 단장을 맡아 생명과학기술연구원과 이학·공학·의학 관련 분야 연구원이 협력 중이다.

 청정생산기술개발사업 ‘Eco21’을 유치한 CT사업단은 이태희 화학공학과 교수를 단장으로 연세대와 생기원 청정기술연구센터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CT사업단은 청정 신소재와 에너지·환경기술·청정설비 설계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 환경기술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