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남해와 동해연안의 양식업자들은 적조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
해수온도 상승으로 인한 적조현상으로 인해 어민들은 손도 쓰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죽어나가는 고기들을 지켜봐야만 했다. 이번 적조 피해액은 지난 82년 적조 관측 이후 최대 피해를 입었던 지난 95년 당시의 764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한다.
또 몇달전 여름에는 기상관측 이래 최악이라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군용기까지 동원, 인공강우 실험을 하는 등 부산을 떨어야했다.
이처럼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이라고 하지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없겠는가. 그 의문에 대해 답변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환경기술(ET)이다.
ET산업은 환경오염의 사후정화·사전예장·오염복원·효율적 자원 이용·대체 에너지 개발 및 지구 생태계 관리와 관련되는 산업을 말한다.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와 무역·환경 연계 등으로 환경시장은 급성장세에 들어서고 있다.
2000년 현재 세계 환경시장은 5237억달러 규모며 국내 환경시장은 69억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세계 환경시장은 매년 3∼6%의 성장을 지속, 2005년에는 6942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이보다 성장률이 높아 연간 15%의 성장을 기록, 2005년에는 무려 143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처럼 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도 연평균 15∼18%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중국은 2008년 하계 올림픽 유치에 따른 환경특수로 급격한 시장확대가 예상된다. 중국의 경우 2005년까지 총 112조원을 환경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기후변화협약 등으로 에너지기술 혁신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어 태양광·풍력·연료전지·바이오에너지 등 대체에너지 시장은 연 20∼30%급 신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선진국은 90년대 들어 지속가능한 발전구현을 위해 21세기 수출전략산업으로 환경기술 개발과 환경산업 육성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93년 ‘환경기술국가수출전략’을 수립했으며 일본도 99년 환경산업육성 내용을 담은 ‘밀레니엄프로젝트’를 수립, 추진중이다.
우리나라도 경제발전과 환경보전을 동시에 고려하는 윈윈 전략으로 환경산업을 적극 육성함으로써 환경질개선과 국민들의 건강증진욕구 충족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 에너지 다소비업종, 오염물질 다량 배출업종 등을 환경친화적으로 전환하여 산업전반의 국제경쟁력 제고해야 할 시점이다.
기후변화협약과 선진국의 환경보호를 이유로 한 통상압력이 강화됨에 따라 환경친화적 경제·사회구조로의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생존전략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월 김대중 대통령은 ‘새천년 국가환경 비전’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인 환경산업을 21세기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환경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기회와 함께 국내 환경 투자위축 등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 기회요인은 바로 세계 환경시장 확대와 개도국 환경수요 증대며 위기요인은 국내 환경투자 위축과 친환경적 산업구조 전환 지체다.
특히 우리나라는 환경시장 규모가 작고 환경산업체의 영세성으로 인해 국제 경쟁력이 취약한 편이다. 98년 한 통계에 의하면 미국이 1834억달러로 세계 환경시장의 38%를 차지하고 있으며 서유럽이 1455억달러로 30%, 일본이 879억달러 18%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56억달러로 1.2%를 차지하는 데 그치고 있다. 또 세계 50대 환경산업체 중 미국(18개)·독일(10개)·일본(8개)·영국(7개)의 업체들이 대부분을 차지, 세계 환경시장도 선진국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폐수처리 등 사후관리 환경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달하고 있으나 청정생산 등 미래형 환경기술은 초보적인 단계다. 또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효율적 에너지 이용과 미래 에너지원 확보 등 환경친화적 경제·산업 구조로의 전환이 지체되고 있어 환경산업이 더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함께 환경기술개발 예산부족과 신기술 적용기피도 환경산업 발전의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환경기술 투자는 2000년 현재 정부 전체 R&D예산 3조5312억원 가운데 불과 0.84%인 298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새로운 환경기술이라도 시공실적이 없으면 입찰 참가자격에서 제외되는 제도로 환경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 대비 전산업분야의 평균격차보다 환경기술격차가 짧아 환경산업은 전략적 투자에 의한 성장가능성이 높은 분야이기도 하다. 또 환경관리정책과 환경기술이 사후처리→오염예방→환경오염복원 분야로 확대·발전됨에 따라 환경산업은 성장잠재력이 매우 큰 산업으로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정부도 다양한 환경산업 발전전략을 내놓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범부처적으로 ‘환경산업발전전략’을 마련했으며 3월에는 ‘대체에너지기술 개발·보급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환경산업 도약의 제도적 발판을 마련했다.
또 8월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열린 차세대 성장산업 발전전략회의에서는 ET산업을 나노기술(NT)·생명산업(BT)·문화산업(CT)·정보기술(IT)와 함께 5대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지정하고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해 나가기로 했다.
정부의 환경산업 발전 전략중 하나는 바로 ‘선택과 집중’이다. 10년내 환경기술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2010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 대기오염물질 및 난분해성 폐수처리기술 등 4대 중·상급 환경기술을 집중개발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05년까지 수출 5억달러, 수입대체 10억달러의 중간목표를 달성하기로 했다.
경쟁력있는 환경기술의 실용화·사업화도 하나의 전략이다.
유망 환경기업 지원을 위한 환경벤처펀드 확충과 환경신기술창업보육센터를 통한 창업을 지원함으로써 우수 환경 신기술을 사업화한다는 그림이다. 환경벤처펀드의 경우 올해 130억원, 2003년까지 300억원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국가가 우수기술을 검증하는 환경기술평가제도 활성화 및 성공불제 도입을 통해 사업화를 지원한다.
또 환경산업 해외진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중국 환경특수 기회를 활용, 중국시장 진출을 집중지원할 방침이다. 지난 7월 중국 베이징에 한국환경산업전시관 개관을 시작으로 상하이 등 유망지역에 분관을 설치하게 된다. 베이징 전시관의 경우 개관 후 1개월간 오수처리장, 탈수기 등 8건 710억원의 환경시설 및 장비 수출계약 및 상담성과를 거두었다. 또 경쟁력 있는 사후처리 환경기술의 동남아 등 개도국 시장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환경산업협력단’ 파견 및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안정적인 수요기반 확보를 위한 환경시장 수요창출도 필수조건이다. 국민의 환경질 개선요구에 부응하고 환경기술 개발촉진을 위한 환경기준의 단계적 강화와 5∼10년 단위 사전예고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금융기관 기업환경성과평가 지원 등을 통해 시장 메커니즘을 이용한 기업의 환경투자도 촉진할 방침이다. 환경친화적 건축물 인증 등을 통한 환경친화적 생산·소비 촉진 등도 수요창출에 한몫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략은 환경전문인력 양성 등 인프라 구축이다. 환경인력 배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고급전문인력 공급부족과 환경산업체의 인력 확보난이 가중되는 수급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감안, 환경산업체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급불균형 해소 및 청정생산 등 신규 수요인력 양성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또 향후 환경전문인력 수급 전망, 환경기술자격제도 보완, 환경관련 교육과정 비교·분석 등을 본격 추진하고 환경인력 양성을 위한 학제적 교과과정 도입 등 교육프로그램 개선을 추진하게 된다.
인프라 구축분야에서는 국가환경산업·기술 정보시스템 확충 및 환경산업 전자상거래 모델 개발·보급 및 e마켓플레이스 구축 등이 이루어진다. 이를 위해 환경관리공단에 국가환경기술정보센터에 국내외 환경기술 및 환경시장 정보 등 14개 분야 30만건 DB확충 및 업그레이드를 추진한다.
또 환경관리 선진화를 위해 기존 IT인프라를 이용, 정보화 및 환경산업 정보시스템 확충이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42개 공단지역에 대기오염 물질 배출상태 및 원격감시 통신망을 연결하며 해양오염 원격감시체제 구축, 수돗물 실시간 감시 및 관망관리 등 e상수도사업이 추진된다. 또 인공위성 영상자료와 지리정보시스템을 이용한 기초생태 자연도, 토지피복분류지도 제작 등도 실시되고 있다.
GDP대비 환경시장 규모를 볼 때 우리나라는 1.38%로 미국(2.15%), 일본(2.31%) 등 선진국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환경산업체도 2만여개로 추정되지만 업체당 평균매출액의 경우 환경시설업은 24억원, 폐수 및 폐기물 처리업은 1억8000만원에 그치고 있다. 선진국과의 격차도 분야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4∼5년 정도 뒤지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문제 대두, 환경에 대한 국민적 요구증가, 국제적 환경규제 강화 등 대내외적으로 환경산업 시장규모가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환경산업에 대한 투자는 계속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