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게임에도 베타테스트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베타테스트는 게임업체가 신작 게임 정식 출시에 앞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오류나 버그를 수정하는 과정으로 그동안 신작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PC게임업체들도 이같은 과정을 적극 수용하는 등 베타테스트가 ‘필수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베타테스트 대중화=PC게임 베타테스트가 대중화 시대를 맞고 있다. 국산게임은 물론 외산 대작도 국내 출시에 앞서 이 과정을 빠짐없이 밟고 있다. 최근에는 1만명 이상의 베타테스터를 대거 모집하거나 아예 인터넷을 통해 체험판을 무료로 배포하는 등 갈수록 대규모화하는 양상이다.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는 최근 미국 시에라온라인의 3D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엠파이어어스’의 국내 베타테스터를 모집하면서 무려 1만명을 참가자로 선정했다.
조이온(대표 조성용)은 오는 10월 출시예정인 로봇 시뮬레이션 게임 ‘기어즈’ 베타테스트 체험판을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배포하는 등 대중적인 참여를 도모하고 있다.
이외에 써니YNK(대표 윤영석)는 당초 북미지역에서만 진행될 예정이었던 해외 롤플레잉게임 ‘스론오브다크니스’ 베타테스트를 국내에서도 진행할 방침이고 민커뮤니케이션(대표 김병민)은 지난달 3D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비너시안’ 출시에 앞서 체험판을 무료로 배포했다.
◇왜 대중화되나=게임업체들은 베타테스트를 신작 게임의 강력한 홍보 및 판촉수단으로 보고 있다. 베타테스터를 모집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게임을 직접 체험한 게이머의 입소문을 통해 신작이 널리 알려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업체들은 또 온라인게임의 경우 무료 베타테스트를 통해 확보한 유저들이 유료전환 이후에도 충실한 회원으로 이어졌던 것을 감안, PC게임 역시 베타테스터에 참가한 상당수 게이머가 정품 패키지를 구입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오류나 버그 등을 미리 진단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베타테스트만큼 좋은 기회가 없다고 업체들은 판단하고 있다.
◇전망 및 문제점=신작의 강력한 홍보 및 판촉수단으로 각광받으면서 PC게임 베타테스트가 하나의 ‘필수코스’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가뜩이나 PC게임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업체들이 신작을 알릴 절호의 찬스를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료 베타테스트가 우후죽순격으로 진행되면서 ‘게임은 공짜’라는 그릇된 인식이 확산될 수도 있다. 베타테스트만 즐기는 ‘얌체족’이 생기면서 테스트에는 사람이 몰리는 반면 정품 실수요는 저조한 기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이미 온라인게임 분야에서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또 업체들은 베타테스트 과정에서 게임에 대한 좋지 못한 평가를 받거나 게임이 대량으로 불법복제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테스트 비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