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뛴다>(르포)첨단IT바람 부는 대륙-정보대동맥 `힘찬 박동`

 뚝딱, 뚝딱, 2001년 베이징의 아침을 여는 소리는 100㏈ 이상이다. 유니버시아드 게임 개막 일주일 전인 지난 8월 13일 자정 무렵, 베이징 톈안먼 인근 왕푸징 가(街) 도로가 파헤쳐진다 싶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말끔하게 다시 포장된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이 움직인다. 소음공해는 심하지만 ‘총체적 변화’가 대세다. 실제 중국 정부는 오는 2008년 올림픽 관련 시설 및 환경정비를 위해 약 2800억위안(337억달러)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베이징시 정부 주도로 142개 건설 프로젝트에 1800억위안(216억달러)이 소요되고 교통정비에 900억위안, 환경정비에 450억위안이 쓰여진다.

 중국의 용틀임은 눈에 보이는 도로와 건물에만 머무르지 않고 있다. 바야흐로 정보기술(IT)산업이 빅뱅할 태세다.

 그 증거는 곳곳에서 엿보인다. 이미 이동전화서비스 가입자 수가 1억2000만명을 넘어서 세계 최대 단일시장으로 떠올랐으며 오는 10월부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통신서비스가 시작돼 수 년 내에 3000만∼5000만 가입자가 추가로 생겨날 전망이다. <표참조>

 중국 통신장비기업들의 CDMA 준비태세도 만만찮다. 차이나유니콤 CDMA시스템 공급권을 수주한 중싱통신을 필두로 쥐룽·다탕전신·화웨이·상하이벨·캐피털그룹 등이 자력갱생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중싱통신, 화웨이, 상하이벨 등은 이미 동기식 차세대이동통신 초기모델인 cdma2000 1x 시스템 시험버전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 준비에 나설 정도다.

 또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PC 판매량이 1000만대를 돌파했으며 네티즌 2650만명, 닷(.)cn 13만개, 웹(www)사이트 24만개, 국제 통신회선 용량 3507MB 등 IT저변이 두터워지는 추세다. 오는 2008년 올림픽이 고화질(HD) TV로 중계될 예정이어서 가전기기도 고급화 될 전망이다.

 당장 고가 HDTV를 비롯해 7000위안 이상의 이동전화단말기, 세트톱박스, 위성통신수신기기, PC를 구매할 수 있는 중국 내 인구만도 당장 5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미 인터넷서비스프로바이더(ISP)가 700여개를 넘어섰으며 전자상거래, 원격교육 등 산업고도화의 수순을 밟고 있다.

 바람이 분다. 중국에서 IT 태풍이...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추무투 중국전자신식산업발전연구원 부원장: 저비용·고품질 통신시대 개막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로 전국 정보화 건설에 가속도가 붙을 것입니다.”

 중국전자신식산업발전연구원(CCID)의 추무투 부원장은 중국 IT산업에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확신했다. 그는 곧 중국에서 저렴한 비용, 고품질의 통신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했다.

 CCID는 중국 신식(정보통신)산업부 산하기관으로서 중국 IT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 IT산업 대계는 어떤 모습인가.

 추무투 부원장은 “중국 개혁, 개방정책의 목적은 정·경 분리”라며 “지난 93년 전신업무 개방을 기점으로 시작된 중국 IT산업도 변화의 큰 물줄기를 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선전화의 IP폰화 △CDMA 보급확산 △위성 데이터통신 활성화 △인터넷의 국가 기간 네트워크화를 중국 IT산업의 지향점으로 내세웠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도시 1억300만, 농촌 6128만 가입자를 확보해 보급률 24.4%를 기록중인 유선전화를 하루빨리 IP폰으로 진화시킨다는 것. 이를 위해 중국전신을 주축으로 차이나유니콤, 중국철통, 중국길통 등이 IP 전화업무를 운영중이다. 이같은 IP화 흐름은 중국의 위성 데이터통신 및 인터넷 대중화를 더욱 앞당길 것으로 풀이된다.

 추무투 부원장은 “이동통신 분야에서는 무엇보다 차이나유니콤(중국연통)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올해 말부터 본격화될 CDMA서비스에 힘입어 차이나유니콤의 시장점유율이 이른 시일 내에 30%(약 3100만명)를 돌파해 고속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차이나유니콤이 부상함으로써 차이나모바일이 독주해온 이동통신서비스 분야의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도 추무투 부원장은 “앞으로 위성통신, 인터넷, 무선호출 등 제반 통신서비스가 정보전달형으로 바뀌는 등 통신망 고도화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지준 캐피털그룹 CTO 총공정사:자주적 CDMA 브랜드 개발

“한국의 데이터통신 시장 향상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느낍니다. 반면 중국은 아직 데이터 수요가 낮은 편이지만 인구, 자금 등의 기초지수가 좋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노키아 이동전화단말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체로서 CDMA 시스템 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캐피털그룹(首信集團) 기술담당 총괄책임자인 장지준 총공정사(41)가 말하는 중국 IT산업의 현주소다. 그와 캐피털그룹은 중국 IT산업 부양의 첨병이다.

 장 총공정사는 “사람들의 예측보다 중국의 이동통신 시장변화가 앞서간다”며 무한대에 가까운 중국의 시장잠재력을 강조했다.

 중국의 엄청난 시장잠재력은 곧 중국의 힘이다. 세계 IT산업이 극도로 침체된 가운데 중국만이 유일하게 수요가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개방 기조 아래 시장을 열어 놓았으되 ‘우리(중국)가 아니면 별 수 없을 것’이라고 얘기하는 반면에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기술을 내놓으라’는 서슬이 도사린다.

 장 총공정사는 “자주적인 CDMA 기술개발을 통해 브랜드력을 제고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상황에 따라 한국을 비롯해 해외업체들과 CDMA 기술제휴 및 합작을 선택할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앞 선 CDMA 기술을 도입하되 자주적인 브랜드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IT산업 육성정책과 일맥상통한다.

 현재 캐피털그룹은 LG전자와 협력해 차이나유니콤 cdma2000 1x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정부로부터 CDMA단말기 생산비준을 획득, 종합 이동통신 장비업체로서 거듭날 태세다.

**<표1>2001∼2005년 중국 CDMA 사용 전망 (단위:만명)자료:차이나유니콤

이동전화 총 사용자=12000(2001년), 16000(2002년), 22000(2003년), 28000(2004년), 34000(2005년)

CDMA 사용자=200(2001년), 1300(2002년), 2500(2003년), 4000(2004년), 6000(2005년)

CDMA 증가율=없음(2001년), 550.0%(2002년), 92.2%(2003년), 60.0%(2004년), 50.0%(2005년)

CDMA 시장점유율=1.7%(2001년), 8.1%(2002년), 11.4%(2003년), 14.3%(2004년), 17.6%(2005년)

 

**<표2>중국 이동전화단말기 시장규모(자료:CCID)

1999년=판매량 2144.5만대(전년대비 71.48% 성장), 판매액 471.8억위안(46.7% 성장)

2000년=판매량 3659.58만대(68.4% 성장), 판매액 676.9억위안(43.4% 성장)

 

**<표3>중국 인터넷 가입자 증가 추세 및 전망 (단위:백만명)자료:IDC 

2000년=16.6, 2001년=32.1, 2002년=57.0, 2003년=80.5

 

**<표4>중국 인터넷 산업 환경(자료:CNNIC)

컴퓨터 호스트 수(만대)=1999년 350, 2000년 6월 650, 2001년 6월 1002

웹사이트 수(개)=1999년 15153, 2000년 6월 27289, 2001년 6월 242739

닷(.)cn 도메인 수(개)=1999년 48695, 2000년 6월 99734, 2001년 6월 128362

국제선 연결용량=1999년 351M, 2000년 6월 1234M, 2001년 6월 3257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