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ing Up]이젠 `지능형 콘택트센터` 시대

 “안녕하십니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휴대폰 송수신이 되지 않으신다구요. 지난 3월에도 비슷한 문제로 전화를 하신 적이 있네요?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소프트웨어를 최신 버전으로 다운로드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고객님 DB를 보니까 단말기 구입하신 지가 4년 되셨네요. 기계가 노후돼서 발생하는 문제일 수도 있으니까요, 가능하시면 가까운 AS센터에 가셔서 점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전화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김아무개였습니다.”

 AS센터에 전화를 걸면 흔히 접할 수 있는 내용이다.

 콜센터. 이동통신 회사나 카드, 생보사, 유통회사 등 고객문의가 많은 회사에서 상품 가입신청 및 해지, 거래내역 조회와 같은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업종이나 규모에 관계없이 보편화되는 추세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렇게 ‘잘 나가던’ 콜센터도 하한가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콜센터는 단순히 전화를 매개체로 단순응대나 자동응답을 하는 수준인 반면, 최근들어서는 인터넷, e메일, 모바일 등 다양한 채널이 고객접점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기존의 콜센터가 ‘지능형 컨택 센터(Intelligent Contact Center)’로 변신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지적하고 있다.

 지능형 컨택 센터는 콜센터에 고객관계관리(CRM) 기법이 접목된 것으로 단순응대나 자동응답 수준을 벗어나 고객의 거래정보를 분석하고 개별 고객특성에 맞는 상품정보를 인터넷, e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자동전송하는 서비스센터를 말한다. 지능형 컨택 센터에서는 상담원이 고객과 상담하는 도중에 고객의 프로필, 거래내역 분석으로 나온 고객 정보자료를 보고 적당한 상품을 고객이 원하는 채널(전화, 웹, 팩스, 채팅, 휴대폰, e메일, 모바일 등)로 추천해줄 수 있다.

 콜센터가 지능형 컨택 센터로 대체될 경우 얻는 효과도 다양하다.

 우선 지능형 컨택 센터를 운영하는 회사 입장에서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를 노릴 수 있다. 가트너그룹이 최근 발표한 ‘채널별 소요비용’과 관련한 자료에 따르면, 기존 콜센터에서는 한 통화(contact)당 비용이 25달러가 드는 반면, e메일은 5달러, 고객이 인터넷에서 셀프서비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경우에는 0.25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객서비스 차원에서도 효과적이다. 콜센터에서는 상담원과 통화하기 위해서 수화기를 든 채 몇분씩 기다려야 했으나 지능형 컨택 센터의 경우는 전화 이외에도 기업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채팅룸, e메일을 통해서도 상담원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객서비스의 질도 높아진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신속하게 처리받기를 원하는 고객의 요구도 수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와 관련, 예스컴 신현우 CRM팀장은 “현재 e메일 문의에 대한 자동분석 정확도가 90% 수준까지 가능하다”며 “이 결과가 해당 부서로 전달돼 해당 부서에서 직접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서비스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지능형 컨택 센터는 적지 않은 딜레마도 안고 있다. 고객의 질의에 빠르고 정확하게 답변해야 하고,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영업기회까지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코스트 센터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센터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능형 컨택 센터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지만 서비스 응답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콜센터와 e메일을 연동하거나 각 서비스에 대한 지식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강구되고 있는 만큼 그리 큰 숙제로 부각될 것 같지는 않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