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CEO>C&C분야-컴퓨터·SW업체(2)

◆정보사회 `여인천하`꿈꾼다-조남주 vs 김정화

 ‘지식정보사회를 건설하자.’

 현대사회에서 기업과 개인의 경쟁력은 정보력으로 모아지고 있다. 양질의 정보를 취득한 사람만이 첨예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는 개인이 보유한 정보를 전직원이 공유할 수 있도록 지식관리시스템(KMS)을 도입하고 있는가 하면, 정부 차원에서도 정보공유와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반인도 지식공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온라인 지식거래 사이트도 늘고 있다. 일반 포털사이트가 불특정 다수 대상의 보편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반면, 이들 온라인 지식거래 사이트는 개인에게 특화된 양질의 지식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최근의 정보사회에 긍정적인 면을 낳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불을 지피며 ‘지식관리 전도사’로 통하는 여성 CEO들이 있다. 바로 인포구루(http://www.infoguru.co.kr) 조남주 사장(41)과 지식거래소(http://www.knowledge.com) 김정화 사장(37)이 그들. 이들은 ‘정보력이 경쟁력’임을 입증하는 삼성의 젖줄인 지식관리시스템 개발에 참여했거나 실제 시스템 운영자로 활동하는 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로 통한다.

 인포구루 조남주 사장은 일본 도쿄대 공대 계산공학 석사 출신으로 일본 NEC,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삼성SDS에서 삼성그룹 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지금은 두원공과대학 인터넷학과 겸임교수로 활동중이다.

 경북대 전자공학과 출신인 지식거래소 김정화 사장도 88년 삼성전자 정보시스템실에 입사한 이후 91년에는 삼성SDS로 자리를 옮겨 전자 IS사업부에서 근 10년간 근무했다.

 삼성에서 지식관리와 연을 맺게 된 조 사장과 김 사장은 각각 2000년과 99년 지식관련 벤처기업을 설립하게 된다. ‘온라인상에서 지식을 거래하고, 콘텐츠 기반의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함으로써 지식정보사회를 구축하는 데 앞장선다’는 것이 공통된 설립취지. 삼성에서는 사내 직원용으로 지식관리시스템을 구축, 운영했으나 지금은 일반인에게까지 정보공유 영역을 넓혔다는 점이 창업한 후의 보람이다.

 조남주 사장은 회사 설립 배경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전문가와 비전문가간에 정보공유가 원활해짐으로써 정보의 빈부격차를 줄이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경영철학도 ‘마음으로 일하고 마음으로 경영하라’는 신념에서 신바람나는 회사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물건팔기에만 전력하기보다는 ‘마음으로 팔면’ 그 고객은 평생고객이 되듯, 경영도 진실한 마음으로 한다면 감동경영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조남주 사장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물론 스트레스도 쌓인다. 하지만 조 사장은 바쁜 와중에서도 짬짬이 시간을 내 독서를 하거나 음악을 감상하며 복잡한 상념을 씻어낸다고.

 이에 비해 김정화 사장은 스트레스 해소법도 활동적이다. 기분이 울적할 때면 차를 몰고 나선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운전을 하다 보면 어느새 기분이 상쾌해진다. 이 때문에 노래방에 나오는 신곡은 무리없이 부를 정도. 아니면 5㎞ 정도 거리를 속보로 걷는 것도 김정화 사장이 즐겨 쓰는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아직은 지식거래 시장이 시작단계고, 네티즌 역시 지식을 거래한다는 개념에 익숙지 않아요. 하지만 언젠가는 이 시장이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온라인 지식거래 사업을 한 번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김정화 사장. ‘어떤 업무든 완벽하게 처리하는 실력 때문에 항상 주위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는다”고 개인 PR를 하는 김 사장이기에 지식거래 시장에 거는 희망은 헛되지 않으리라.

 인포구루 조남주 사장도 지식 상거래 서비스(http://www.infoguru.co.kr)와 이미지솔루션 사업(http://www.imageguru.co.kr)에 전력할 계획이다. 특히 앞으로는 금융 및 교육분야 문서이미지시스템에 이미지 압축기술을 이용함으로써 회사 매출구조를 안정화시켜 나간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우노커뮤니케이션즈 고준영 사장

 “우노커뮤니케이션즈에 일을 맡기면 마음이 놓여. 일을 제대로 하는 회사거든. 이 분야 최고일 걸, 아마.”

 고준영 우노커뮤니케이션즈(http://www.unocom.co.kr) 사장(39)이 그리는 회사다. 고 사장에게 규모는 상관이 없다. 업계에서 ‘최고의 실력 보유업체’라고 인정받는 것만이 의미있기 때문이다.

 고객관계관리(eCRM) 위주의 고객마케팅 및 솔루션 전문회사인 우노커뮤니케이션즈는 아직은 걸음마지만 탄탄한 기술력과 제품 기획력으로 업계 주목을 끌고 있다. eCRM용 빌링 솔루션인 ‘빌파인더’와 ‘컬러포유’라는 이미지 CRM 솔루션만 하더라도 우노커뮤니케이션즈의 밝은 미래를 점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빌파인더는 웹로그분석 및 고객성향 분석기능이 통합된 CRM 솔루션으로 기업 마케팅 전략수립 도구로 유용하다. 또 애플리케이션서비스제공(ASP)형태로도 제공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과 같이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회사들도 도입이 가능하다. 이와 달리, 컬러포유는 ‘컬러이론’에 토대를 둔 것으로 계절, 개인별 선호도, 스타일, 나이, 직업, 취향, 유행, 시기를 고려해 컬러를 추천해 주는 것. 의류나 화장품, 염색약 제조업체에서 원투원 타깃마케팅을 구현하는 데 효과적이다.

 고준영 사장이 우노커뮤니케이션즈를 설립한 것은 99년 3월. “CEO를 인터뷰하면서 나도 모르게 CEO가 되는 꿈을 키워 온 것 같다”고 술회한다. 대학 졸업 후 87년부터 ‘광고계 동향’의 책임 편집자, M&A 출판팀장, 월간 팝사인 편집장을 역임하며 늦깎이 CEO로 데뷔했지만, 기자 시절 닦은 언변과 객관적인 사고는 경영하는 데 중요한 힘이 되고 있다.

 탄탄한 인맥도 고 사장이 자립할 수 있었던 자산이다. 이에 대해 고 사장은 자신을 가제트에 비유한다. “개인적으로 ‘가제트’라는 만화 캐릭터를 좋아해요.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만능꾼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꼬마와 강아지 덕분이죠. 주위에서 항상 도와주는 거예요. 저 역시 주위에서 도와준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게 됐다고 생각해요. 복이지 뭐예요.”

 실제로 고 사장은 사업 시작부터 주위의 전폭적인 지원이 쏟아졌다. 현민시스템에서 인큐베이팅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이화순 사장과는 둘도 없는 관계가 됐다. 지금도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바로 찾아가 자문을 구할 정도. 고 사장은 “이화순 사장님은 사업 선배로서, 인생 선배로서 여전히 가장 큰 조력자”라고 소개한다.

 “이제까지 R&D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실제 영업에 주력할 때죠. 본격적인 수요발굴로 우노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싶어요. 또 욕심이 있다면 CRM 외에도 컨설팅, e메일 마케팅, PR대행, 웹에이전시 사업에도 진출하고 싶습니다.”

 다부지게 포부를 밝히는 고 사장이지만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마음에 맞는 배우자를 만나고 싶다”며 얼굴을 붉힌다.

 아직 미혼인 고 사장은 주말이면 서울 근교를 찾는다. 근교에 나가 바람을 쐬다 보면 업무에 찌든 스트레스가 말끔히 해소된다. 취미로 사진찍기를 시작했던 것이 이제는 수준급 실력을 자랑하게 된 것도 수확 중 하나다.

 

 ◆미로직스 이주연 사장 

 ‘기술과 젊음, 그리고 열정이 함께 하는 기업, 미로직스입니다.’

 미로직스 홈페이지(http://www.milogics.com)를 열면 마주 대할 수 있는 문구다.

 실제로 미로직스에는 젊음이 있다. 젊음이 있기에 패기도 넘친다. 미로직스는 인간의 창조성에 바탕을 두어 창조적인 4P(Produce, Product, Program, Programmer)를 구현한다는 취지 아래 2000년 12월 설립된 신생회사. 이 회사 이주연 사장(37)이 표방하고 있는 ‘주주와 직원에 대한 최대가치 창출, 서구적인 합리성을 겸비한 의리있는 조직, 개방성, 직원과 비전을 공유한다’는 경영철학도 회사 분위기를 젊게 하는 데 불을 지피고 있다.

 미로직스는 장인정신에 기반한 소프트웨어(SW) 개발회사라는 점에서도 타사와 차별적이다. 이에 대해 이주연 사장은 “미로직스를 통해 만나게 되는 모든 개발자에게 노하우와 기술력을 전수할 것”이란다.

 “많은 프로그래머들이 고급 실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단순작업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얼나마 낭비입니까. 한 차원 높은 프로그램 개발에 전력질주해도 모자란 상황에 말이에요. 미로직스는 이런 불합리를 없애려고 합니다. 단순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프로그래머가 고난이도의 기술개발에 전력할 수 있는 회사, 이것이 미로직스입니다.”

 이화여대 전자계산학과 출신으로 국민신용카드, 큐빅테크에서 엔지니어와 연구원으로 활동한 이 사장다운 발상이다.

 미로직스는 개발 아이템에서도 이색적이다. 객체지향 케이스툴, 확장성표기언어(XML) 생성기 등이 주력제품이다. 올 4월 ‘웹기반의 IT시스템 구축시 화면설계명세서 및 소스코드 자동생성 방법’을 특허출원한 미로직스는 UML 모델링 툴인 ‘비즈위즈(BizWiz)’로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즈위즈는 소프트웨어 전과정에 따른 산출물을 XML로 출력할 수 있는 일종의 SW 설계도구다.

 앞으로는 웹뱅킹 전용 모델링도구인 ‘EBMS’를 개발, 틈새시장도 겨냥할 방침이다. 또 미로직스 부설 소프트웨어공학연구소를 설립, 연구작업도 병행해 나가는 등 미로직스는 다부진 계획들로 가득차 있다.

 “회사 설립 이후 5년간은 시간이 굉장히 빠르게 지난다고들 해요. 앞선 CEO들의 경험과 철학, 그리고 저희를 도와주시는 많은 분의 철학을 모아 한국적인 조직(경영, 재무, 인사, 생산 등 전반에 대한)이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이 시간내에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 사장의 당찬 포부다. 하지만 젊음과 패기가 있기에, 그리고 남다른 소신으로 회사를 리드하는 경영철학이 있기에 미로직스에 거는 기대감은 커져만 간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