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IT경쟁력 뿌리를 찾는다>분야별IT대표기업:이동통신-차이나모바일vs차이나유니콤

 “중국 이동통신산업은 차이나모바일(중국이동)과 차이나유니콤(중국연통)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차이나유니콤이 올해 CDMA 서비스를 본격화함으로써 빠르게 부상해 본격적인 이동통신서비스 경쟁체제를 형성할 것입니다.”(추무투 CCID 부원장)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듯, 중국에서 이동통신서비스는 차이나모바일로 통한다. 지난 7월 말 기준 중국 이동전화 가입자 수인 1억2000만명의 70%가 차이나모바일 고객이다.

 차이나모바일은 유럽형 이동전화(GSM)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네트워크 규모·지명도·애프터서비스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실제 지난 6월 말 기준 중국내 유무선 통신서비스 매출의 37.6%를 차이나모바일이 차지했다. 이동통신 분야로 국한하면 73.7%로 비율이 더욱 상승한다.

 또 하나의 이동통신서비스 업체는 차이나유니콤이다. 중국의 제2이동통신사라고는 하나 차이나모바일에 비하면 너무 왜소하다.

 지난 6월 말 차이나유니콤의 가입자 규모는 3073만명으로 전체시장의 30%를 밑돌며 중국내 유무선 통신서비스 매출액의 9.6%, 이동통신서비스 매출액의 26.3%를 점유하고 있다.

 차이나유니콤은 그동안 저렴한 가입비와 요금을 앞세워 마케팅을 펼쳐왔으나 역부족이었다. 기지국도 태부족이어서 통화품질도 뒤떨어진다. 차이나모바일의 교환기 용량이 단말기 8330만대를 소화하는 반면 차이나유니콤 교환기 용량은 1847만대로 약 4.51배의 격차가 있다. 기지국 수도 4만7000여대를 확보한 차이나모바일이 차이나유니콤(1만8000여대)의 2.52배에 달한다.

 이같은 설비 규모 차이가 서비스량 214.3억위안 대 19.6억위안, 통화시간 1303.2억분 대 200.6억분, 통화차수 856.6억분 대 135.8억분의 두 회사간 격차를 만들고 있다. 한마디로 다윗(차이나유니콤)과 골리앗(차이나모바일)의 싸움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달라진다. 차이나유니콤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이동통신을 핵심 사업으로 내세움으로써 새 국면을 형성하고 있는 것.

 특히 중국 정부가 차이나유니콤 CDMA서비스를 통신산업 경쟁구도의 초석으로 이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차이나유니콤은 창립(94년 7월) 후 6년여만인 지난해 중국 기업중에서 매출액 16위(266억위안), 자산규모 7위(1431억위안) 업체로 성장했다.

 차이나유니콤은 향후 3년 내에 CDMA 네트워크 규모를 5000만 가입자 수준으로 확대, 일류기업으로서 면모를 일신할 계획이다. 또한 동기식 차세대 이동통신 초기모델인 cdma2000 1x 도입을 서두름으로써 기술적으로 차이나모바일을 앞서나갈 전망이다. GSM분야도 고품질경영을 유지하고 있어 경쟁력 배양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당장 매출·가입자 수 등에서 차이나모바일을 추월할 수는 없겠지만 CDMA사업자로서 거침없는 고속성장을 예상케 한다.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은 중국 정부의 IT산업 정책의 집결체로 이해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GSM-차이나모바일, CDMA-차이나유니콤’ 구조가 견고해지면서 중국 이동통신 산업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4년 우전부 산하 국가전신총국(國家電信總局)이 차이나텔레콤(중국전신)으로 독립해 유선전화에서부터 이동전화, 위성통신, 디지털통신 등에 이르기까지 독점했다. 중국 정부는 같은 해 국영기업 민영화 및 경쟁유도를 위한 포석으로 차이나유니콤을 설립, 이동통신분야 제 2 사업자로서 육성하기 시작했다.

 이후 99년 차이나모바일이 차이나텔레콤으로부터 분리되면서 현재의 1강(차이나모바일), 1약(차이나유니콤) 체계가 갖춰졌다.

 차이나모바일은 한국산 GSM단말기 및 시·코드 동시분할(TD-SCDMA)방식 통신장비 판매처로서, 차이나유니콤은 CDMA 시스템 및 단말기 수요처로서 의미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처음 상용화한 CDMA 이동통신의 최대 시장이자 마지막 보루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