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바로보기’
대우인터내셔널은 우리 대기업 가운데 중국을 가장 먼저 경험했다. 그만큼 중국에 대한 이해도 높다. 그럼에도 대우는 지금도 중국을 바로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회사가 최근 중국을 단순히 시장으로 보지 않고 협력생산국으로 접근하는 것도 이같은 경험에 바탕을 둔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미 수년전부터 중국에서 좋은 제품을 찾아 일본, 미국 그리고 한국으로 내보내고 있으며 조만간 외국에서 중국으로 들여오는 물량보다 중국에서 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이 더 많아질 전망이다.
(주)대우 시절, 대우의 중국내 조직은 중국 토종기업만큼이나 견고하고 광대했다. 그리고 국내 어느기업보다도 중국에 대한 정보가 폭 넓었다. 지금은 다소 위축됐지만 과거 다져놓은 기반은 지금도 중국인들의 머리 속에는 최고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대우라는 브랜드의 중국내 가치는 매우 높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영업 창출을 가장 기본적인 전략으로 설정, 수요처와 품목 개발, 영업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육성하고 있는 전자, 정보 통신 관련 분야에 마케팅력을 집중시키면서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더 큰 변화는 ‘매출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한다’는 지금까지의 종합상사적인 사고를 과감이 탈피해 ‘선택과 집중’이라는 새로운 영업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올해 들어 중소기업과의 협력 모델 구축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미 일부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으나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회사의 중소·벤처기업 협력 모델은 대우는 중국내 조직과 정보를, 중소·벤처는 아이템을 제공하는 것을 기본 골격으로 한다. 이 모델은 중국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대우 브랜드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 최근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소·벤처의 대기업 활용 수출시책과 그 맥을 같이 한다.
◆인터뷰:대우인터내셔널 상하이 지사 박근태 수석대표
“우리는 앞으로 중국 제품의 제 3국 판매 또는 제 3국 제품의 중국 판매라는 3국간 거래에 비중을 높여나갈 것입니다.”
박근태 수석대표는 이제 중국을 단순히 시장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사실 대우인터내셔널의 이같은 전략은 조만간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은 통상마찰 해소에도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시대에 중국과 같이 세계시장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수입과 수출의 균형을 맞추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 수석은 한국과 중국은 이제 과거의 단순한 ‘기술력과 노동력 결합’이라는 형태가 아니라 ‘세계 시장을 겨냥한 상호 보완 관계’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에는 보이지 않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 그 가운데서도 중복투자, 경쟁적 투자는 국가이익을 깎는 우리 기업의 고질병 가운데 하나다.
“정보를 모으고 대책을 논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진출 지원 시스템이 갖춰지면 우리 기업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중국에 진출할 수 있을 겁니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중국이 무섭기까지 하다는 박 수석은 중국의 변화를 공무원의 변화에서 찾는다.
“베이징 외각도시의 시장들은 1주일에 한 번씩 전화를 하고 언제든지 연락만 하면 고급차를 보내겠다며 고개를 숙입니다. 자기 시에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서지요. 이런 모습이 중국 발전의 큰 원동력이 아닐까요.”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