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가격하락과 수요부진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냈던 반도체 수출이 최근 D램 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지난 8월 10여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16일 산업자원부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6억3700만달러를 최고 정점으로 10월부터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왔던 월별 반도체 수출액이 지난 8월에는 9억2000만달러로 전월보다 4200만달러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가 자체 집계한 8월의 D램 수출액도 2억3000만달러로 지난 7월보다 2000만달러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도시바 등의 외주생산을 맡고 있는 아남반도체도 주문량이 늘어 전월보다 수주실적이 25% 정도 증가한 160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정보기술(IT)산업 경기가 급하강하면서 90% 가까이 폭락을 거듭해온 D램 가격의 하락폭이 줄어들면서 바닥에 이르렀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신학기 및 윈도XP, 성탄특수 등으로 이어지는 하반기 수요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8월 반도체 수출액인 9억2000만달러라는 수치는 지난 7월 7억8000만달러에 이어 산업자원부와 무역협회와 매월 반도체 수출액을 집계한 95년 이후 여전히 최저 수준이어서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려면 앞으로도 상당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반도체 수출액보다 수입액이 많아진 역조현상이 지난 6월 이후 지속되고 있어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 등 국내업체들의 더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물량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지만 가격폭락으로 매달 집계하는 수출액이 최고 70%까지 줄었다”면서 “D램 가격이 진정국면을 찾으면서 8월부터 수출실적이 안정화되고 있지만 미국에서 일어난 테러사건의 여파로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